17일은 음력으로 정월 보름(15일)이다.정월 보름은 우리나라 최대의 세시풍속으로 자리 잡아 대보름 날로 일컬어진다.이날은 오곡밥이나 각종 나물과 호두 등을 깨먹는다.부스럼이나 이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 전통적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세시풍속이다.엊그제는 국적도 없는 밸런타인데이라며 떠들썩했다.일본의 초콜렛 상인들이 매출신장을 노린 상술에 의한 밸런타인데이를 만들어냈다는 게 정설이다.난데없이 정월 대보름과 밸런타인데이 얘기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일선지역은 지역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해 내 고향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이 한창인데 찬물을 끼얹는 일이 이었기 때문이다.그렇지만 이 같은 운동에 앞장서고 농업인들의 권익신장과 농산물 보호에 앞장서야 할 특정 단체장이 타 지역 농산물을 구입, 군의원들에게 오곡밥용으로 선물을 한 사실을 두고 주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서천지역 농산물을 마다하고 논산지역 오곡밥용 쌀을 구입해 서천군의회 의원들에게 선물한 사실이 도마에 올랐다.최근 농협중앙회 서천군지부 김용기 지부장은 개당 3만 3000원 하는 오곡밥용 쌀 28개를 구입해 이중 9개를 서천군의회 의원들에게 선물한 사실을 두고 농민들 말이 사납다.논산시지부에서 서천군지부장으로 승진, 자리를 옮긴지 1개월여, 인사차 선물을 한 것으로 보인다.그렇지만 정작 김 지부장이 선물한 오곡밥용 쌀은 서천군 산 오곡밥용 쌀이 아니라 논산시에서 생산된 제품.작은 물구멍 하나가 큰 제방의 둑을 무너뜨린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안다.농민들에 대한 작은 무관심이 쌓이게 될 때 농민들에게 되돌아가는 그 무게는 큰 바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는 것 같아 정월 대보름날을 맞아 씁쓸하다.작은 무관심으로 인해 농민들이 받게 될 마음의 상처는 결국 농협중앙회 군지부가 감당하기 힘든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더구나 김 지부장의 고향은 서천이다. 내 고향 사랑의 첫 걸음은 작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 잊지 말아야 한다. 또 서천군에서 생산되지 않은 오곡밥용 선물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든 서천군의회 의원들 또한 그까짓 것, 쯤으로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현재 서천군지역 어민과 농민들은 큰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서천군을 대표하는 농산물인 김 양식장도 절반 가까이 폐허가 돼 막대한 피해를 당하는 고통을 당하고 있다.이들의 고통을 어루만져주는 작은 관심 하나 하나가 모아질 때 서천군의 브랜드가치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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