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관측 직후 北 중대발표 "수소탄 실험 성공" 주장

北 핵실험으로 관측된 지진
북한이 수소탄 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진 6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내 지진연구센터 신진수 국토지질연구본부장이 폭발 이후 연구센터에서 수집한 진도 4.8 규모의 지진 자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6일 제4차 핵실험을 전격 단행함으로써 한반도 정세가 연초부터 시계제로로 치닫고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이날 낮 12시 30분 특별 중대보도를 통해 수소탄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6년 10월 제1차 핵실험, 2009년 5월 제2차 핵실험,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에 이어 국제사회를 향해 또다시 4차 핵 도발을 감행한 순간이다.

기상청은 이날 수소탄실험으로 인한 지진 규모를 4.8로 분석했는데 이는 3차 핵실험 때 지진 규모 4.9보다 약한 규모다. 리히터 규모가 0.2 커질 때마다 발생하는 에너지의 크기는 배로 증가한다. 규모가 0.1 작아진 것을 토대로 에너지의 양이 축소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진 발생 장소는 함경북도 길주군 북쪽의 북위 41.30도, 동경 129.09도로 잠정 확정됐다.

정부는 이날 북한 핵실험에 대해 ‘북한의 4차 핵실험 강행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다. 정부는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유엔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면서 4차 핵실험을 감행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폐기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일성했다.

북한 핵실험 소식이 들려온 이날 지역민들은 북한의 도발 행태가 뜬금없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8·25 합의 후 10월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성사되는 등 남북이 미력하게나마 대화의 끈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이 같은 도발의 목적에 대해 의아함을 나타냈다. A(32) 씨는 “얼마 전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을 했는데 왜 지금 시기에 핵실험을 했는지 궁금하다”며 “우리 정부 대응이 어떨지, 또 정치권은 어떤 목소리를 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해마다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에 불안하다는 우려와 함께 자주국방력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B(40·여) 씨는 “분단된 현실에 살고 있기 때문인지 이런 북한의 도발에 불안한 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가 그동안 경제에 치우쳐 자주국방력 강화를 소홀히 한 면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방 군인 부모들의 걱정이 큰 것 같은데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정부기관의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선 북한의 핵실험에도 크게 달라진 것 없는 일상을 보내 대조를 이뤘다. C(33) 씨는 “안전불감증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이 도발을 많이 해서 그런지 (4차 핵실험이) 크게 두렵거나 무섭진 않다”며 “아마도 북한이 소규모 국지도발은 여러 번 했지만 미사일이나 핵실험 같은 것은 실제로 와 닿았던 적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고 나름의 이유를 밝혔다.

곽진성기자 pen@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