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양수(淸風兩袖)’

청풍양수는 ‘두 소매 안에 맑은 바람만 있다’라는 뜻으로, 청렴한 관리를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중국 명(明)나라 때의 우겸(于謙)과 관련된 고사(故事) 등에서 유래됐다.

임상전 세종시의회 의장은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아 의회 운영 구도를 이렇게 그렸다.

열린 의회, 낮은 자세를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했지만 시민들이 평가하는 의회 평가점수는 그리 높지 않다.

“열린 의회로 거듭나기 위해 SNS(페이스북)를 통해 새롭게 홍보하겠다”고 밝힌 임 의장을 만나 그가 그리는 새해 의회상을 들어 봤다.

임 의장은 올해 ‘정부부처 4단계 이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탠다는 각오다.

그는 얼마 전 정부 조직개편과 관련된 신생부처의 세종시 이전문제가 향후 세종시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 의장은 “지난해 12월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새해 예산안에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이전비용이 포함되지 않아 지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며 “올해까지 이른바 ‘정부부처 4단계 이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정부와 국회에 더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민생과 관련한 다양한 시책도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임 의장은 교통공사 설립과 광역버스정보시스템(BIS)구축, 첨단교통관리시스템(ATMS) 구축 등 대중교통 관련 현안에 대해 집행부와 함께 고민하고 아트센터, 영상미디어센터, 시립도서관 건립 추진 등 활력이 넘치는 문화도시 조성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시민들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한 세종시의회에 대해선 열린 의회로 만회할 계획이다.

임 의장은 “ SNS(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한 의정활동 홍보를 새롭게 시작하는 한편, 각자의 생활공간에서 묵묵히 일하고 계시는 각계각층의 시민, 사회단체와 정기적으로 교류해 정치에 대한 불신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더욱 다가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방의회 윤리위원회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위원회 강화’로 돌파할 작정이다.

임 의장은 “외부에서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윤리강령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비위사실이나 위원회에 회부할 사항이 없기 때문에 윤리위원회가 작동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위원회 운영을 강화할 계획”고 소개했다.

논란을 빚고 있는 의원 보좌관제 도입에 대해선 전문인력 부재 이유를 들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임 의장은 “지방의회가 부활해 올해로 25년째를 맞았지만 법과 제도상의 지원은 여전히 ‘나이만 성년, 무늬만 지방자치’인 것이 현실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지방의회 정책지원 전문인력의 부재”라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 현재 전국시도의회 의장협의회 차원에서 지방의회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 법안인 ‘지방자치법일부개정안’의 국회 법사위원회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방행정 환경이 점점 전문화되고 다양화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의원 개개인이 이를 감시·감독하고 예산 및 결산을 심의하는 데에 드는 노력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의원들이 집행부의 정책 또는 예산집행 과정에서 선심성 예산, 전시행정, 등 낭비적 요인들을 찾아내고 통제하기에는 그 방대한 분량에 한마디로 역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하루빨리 정책지원 전문인력 확보를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이 이뤄졌으면 한다”라며 의원 보좌관제 도입에 찬성표를 던졌다.

고교평준화에 대해선 교육계와 의회가 힘을 합쳐 야기되는 문제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시각을 견지했다.

임 의장은 “지난해 11월 26일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표결 끝에 통과한 고교평준화 조례는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이 있어 상임위원회부터 조례안 심의에 더욱 신중을 기했다. 조례안의 통과로 이제는 2017년 시행을 위해 교육계와 의회가 힘을 합쳐 야기되는 문제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면서 고교평준화에 있어 합리적인 학교군 설정과 학생배정, 상향평준화로 가는 선순환 구조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제도시행을 위한 준비과정에서부터 교육위원회를 중심으로 교육청과 수시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구가 늘면서 일자리와 공공시설의 증가 등이 적절이 이뤄지고 있냐는 질문엔 상전벽해(桑田碧海)로 대답을 이어갔다.

그는 “지금도 매달 수천 명의 전입신고가 이어지고 있고 올해부터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으로부터 더욱 많은 공공시설물 인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인구와 도시규모에 비해 여전히 좋은 일자리와 공공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임 의장은 세종시의회가 앞으로 나아갈 의정활동 방향은 바로 여기서 찾을 수 있다며 “늘어나는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4개 신규 산업단지를 조성할 예정이고 100개 우량기업 유치를 목표로 부단히 노력하고 시와 함께 협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임 의장은 신도시와 구도심 간 양극화에 대해 “집행부와 함께 고민 중”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시청과 교육청 이전으로 인한 북부권 공동화를 방지하고,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시청사 부지에 2017년까지 약 300여 명이 상주하는 SB플라자를 건립하는 등 복합행정타운을 조성하고, 교육청 부지에는 창조마을 조성과 중소기업 지원을 맡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치해 2015년 9월부터 운영 중에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올해부터 2019년까지 세종시정 2기 역점시책인‘청춘조치원 프로젝트’에 약 1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추진 중인 로컬푸드 사업 또한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아울러 “시의회는 이미 지난 2013년도에 로컬푸드 연구모임을 결성해 다양한 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며 “지난해 9월 제1호 로컬푸드 직매장인 ‘싱싱장터 도담도담’이 문을 열어 매일 평균 1000여 명의 방문객과 19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올해에는 직매장 추가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 의장은 “시의회에서는 건설지역과 읍면지역의 균형발전과 지역 내 갈등해소를 우선과제로 삼고 있다. 추진과정을 지켜봐달라”며 말을 맺었다.

박길수 기자 bluesk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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