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헌 여규용

차가운 겨울바람 문풍지 흔들던 밤
호롱불 가물가물 잠을 부르고 있다
불을 끄면 어둠이 얼마나 깊은지 아무도 모른다
달빛 창가에 머물던 추운 겨울 밤은가고
뜨거운 입김 머금은 새벽이 찾아들면
하얗게 빛나던 네 얼굴을 찾아 본다

꿈속 같이 벙그러졌던 꽃잎
화려함도 잠시
머물던 가지에서 손을 놓는다
흩날리는 꽃잎이 떨어져 쌓이는 날엔
길 위로 하얀 슬픔의 눈물 가득하다

향기는 어디로 갔을까
꽃잎이 지고 향기도 갈 곳을 잃은 건가
바람이 데리고 간 향기는
싸늘한 허공을 추억으로 배회할 것이다
이제 매화는 봄을 기다린다

■매헌 여규용(시인 약력)

▲문예사조 등단
▲글벗문학회 회장
▲한국문학작가연합 회장 역임
▲대전문인협회 회원
▲충남소금꽃문학동인회 사무국장
▲대전일보 한밭춘추 필진 역임
▲제1회 글벗문학상 수상
▲제55회 문학사랑협의회
▲인터넷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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