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장 혜택늘려 국민건강·삶의 질 높일 것

국민건강보험이 도입된 이후 12년 만에 전 국민이 건강보험을 적용받게 돼 비교적 적은 부담으로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으로부터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UN이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세계 빈곤과 교육, 보건수준 향상을 위해 수립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도 보편적 건강보장(UHC)이 세부 목표로 제시되면서, 매년 약 30개국 250여 명의 보건의료 관계자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방문해 건강보험제도를 배워가고 있다.

“건강보험을 ‘사회적 효’ 그리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을 함께하는 동반자”라고 말하는 강희권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세종충청지역본부장을 만나봤다.

강 본부장은 지난해 2월 부임한 후 우선 내부고객인 직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직원이 즐겁고 행복해야 지역민에게 즐겁고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또 부서 간 장벽을 허물고 자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강 본부장은 “그 결과 업무성과 역시 우수하게 나타났다. 주요 평가지표인 고객만족도와 전화친절도, 청렴도를 비롯한 거의 모든 부문에서 대전세종충청지역본부가 전국 1위를 차지했다”라며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하는 2015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617개 기관 중 고객이 평가한 외부청렴도 1위(종합청렴도 최우수등급)을 달성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국민건강보험제도와 공단 경영방침이 지역 현장에 잘 스며들게 하는 것이 지역본부의 역할이다. 대내적으로는 투명한 인사와 경영으로 직원이 즐겁게 일할 수 있게 돕고, 대외적으로는 고객만족을 넘어 감동할 수 있도록 친절한 서비스 문화를 굳건히 하는 일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건보공단은 전 직원과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해 9월 ‘평생건강, 국민행복, 글로벌 건강보장 리더’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미래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평생건강’이 뉴 비전의 첫머리를 차지한 데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국민보건과 사회보장을 증진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공단의 사명이다. 이에 따라 공단은 그동안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덜고 의료기관에 보험급여를 지급, 의료 인프라 확산에 기여해 왔다. 그 결과 국민 평균수명은 통계청 기준 1970년 61.9세에서 2014년 82.4세로 약 20세 증가했다. OECD 평균(81.8세), 미국(78.8세), 독일(80.9세)보다도 높다.

강 본부장은 “평균수명만큼이나 건강수명도 중요하다. 국민의 건강수명은 2013년 세계보건기구 기준 73세로, 약 9년간 질병에 시달리다 생을 마감하고 있다”라며 “이에 건강수명을 평균수명까지 끌어올려야 국민들이 평생 건강할 수 있고, 그래야 또 행복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평생건강을 뉴 비전의 핵심 개념으로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선 재정 건전성과 보장성 강화, 노인장기요양보험 질 향상과 보험자로서의 공단 기능 정립, 내부 혁신 등의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런 취지에서 ▲지속가능하고 의료비 걱정 없는 건강보험 ▲건강수명 향상을 위한 전 국민 맞춤형 건강관리▲노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품격 높은 장기요양보험 ▲보험자 기능 정립으로 글로벌 표준이 되는 제도 ▲자율과 혁신으로 생동감과 자긍심 넘치는 공단 등 5대 전략 목표를 수립해 125개 세부 실행과제를 풀어가고 있다.

아울러 건보공단은 현재 국내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낸 국내 첫 담배소송 8차 변론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 강 본부장은 법무지원실장으로 담배소송 업무를 맡았다.

그는 “공단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민 130만 명을 대상으로 19년간을 추적 연구한 결과, 흡연자의 암 발병률이 비흡연자의 최대 6.5배에 달하고, 2011년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 진료비만 1조 7000억 원이 들었다는 걸 알게 됐다”라며 “2012년 사망자 중 21.8%인 5만 8155명이 흡연으로 인한 질병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통계청 자료도 확인됐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나 다름없다고 판단했고, 이에 2014년 4월 14일 KT&G와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를 상대로 537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라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까지 논의된 내용을 정리하면, 담배회사들은 소송 초기부터 공단이 소송당사자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공단은 이미 원외처방약제비소송과 생동성시험조작소송 등 유사한 사례에서 소송당사자로 인정받았다. 또 담배회사들은 흡연과 폐암 간의 일반적 인과성은 인정한다면서도 폐암 환자의 ‘개별적’ 인과성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폐암 중 편평세포암과 소세포암의 흡연으로 인한 발생률은 각각 91.5%, 95.4%로 월등하다. 소송가액 537억 원의 산정 근거가 되는 폐암 환자 3484명이 여기에 해당되며, 건보공단은 이들의 의료기록과 당사자 면담을 통해 확인한 흡연이력을 개별적 인과관계의 입증자료로 제출했다. 흡연이 폐암을 유발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아직 쟁점의 절반도 다루지 못했으니 최종 판결까지는 10년 이상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충분히 승소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동시에 소송 과정이 국민 여러분에게 흡연의 폐해를 정확히 알리고 금연문화를 조기 정착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게 건보공단의 입장이다.

강 본부장은 “건강해야 행복할 수 있다. 정기 건강검진을 비롯해 국민건강보험이 제공하는 다양한 건강증진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 건강수명 향상에 함께 노력해 주길 바란다”라며 “국민건강보험도 지역민의 평생건강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테니, 잘하면 잘한다고 칭찬해 주고, 잘못하면 언제든 비판해 고칠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주요경력>
- 1989년 광명시의료보험조합
- 200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기획조정실 부장
- 2010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지역본부 포항남부지사장
- 201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지역본부 영등포지사장
- 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 수원서부지사장
- 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법무지원실장
- 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장 임명

정관묵 기자 dhc@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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