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 '눈치보기'…교사 '사생활 침해'…'문제점 수두룩'
훈육 '눈치보기'…교사 '사생활 침해'…'문제점 수두룩'
  • 금강일보
  • 승인 2016.04.1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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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설치의무화' 법안 통과 1년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법이 시행 6개월이 지났다. 그간 운영되면서 나타난 문제점이 무엇인가 짚어 봤다.

◆어린이집 CCTV 운영 실태

지난 해 4월 본 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지난 해 9월 중순부터 시행에 들어갔고, 2015년 12월 18일까지는 모든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어린이집이 CCTV를 설치했다.

개정안에 명시된 어린이집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운영 가이드라인을 보면 어린이집은 ‘폐쇄회로(CCTV)’와 ‘네트워크 카메라(Network Camera)’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폐쇄회로(CCTV)’의 경우 일정한 공간에 지속적으로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사람 또는 사물 등을 촬영하거나 촬영한 영상정보를 유·무선 폐쇄회로 등의 전송로를 통해 특정 장소에 전송하는 장치 또는 촬영되거나 전송된 영상정보를 녹화·기록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어린이집이 원장이 주로 관리하면서, 평소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필요에 의해서만 열람하도록 하고 있다.

‘네트워크 카메라(Network Camera)’란 일정한 공간에 지속적으로 설치된 기기로 촬영한 영상정보를 그 기기를 설치 및 관리하는 자가 유·무선 인터넷을 통해 어느 곳에서나 수집·저장 등의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원장의 의지와 관련없이 외부에서 학부모 등이 PC나 핸드폰을 통해 자유롭게 영상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폐쇄회로(CCTV)’와 ‘네트워크 카메라(Network Camera)’를 설치할 경우 공히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저장장치는 고해상도(HD, High Definition) 이상의 화질로 60일 이상의 저장 용량을 갖춘 것으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다수의 어린이집이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고, 정부세종청사 내 어린이집 등 일부에선 ‘네트워크 카메라(Network Camera)’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문제점

시행 6개월이 지난 어린이집 CCTV 의무화법의 운영 실태를 살펴 본 결과 ‘폐쇄회로(CCTV)’ 설치로 인한 문제점은 거의 없으나, ‘네트워크 카메라(Network Camera)’ 설치의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트워크 카메라를 설치했을 경우 고화질의 영상이 생중계되면서 네트워크 카메라가 설치된 어린이집 교사들은 당초 목적과는 달리 사생활마저 착취하는 족쇄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네트워크 카메라’ 고화질, 외부 송출...교사 사생활 침해

어린이집에 네트워크 카메라를 설치할 경우 교사들의 하루 일과 및 사생활과 원아들의 생활 영상이 고화질로 PC 및 핸드폰 등 네트워크를 통해 생중계 된다.

어린이집 교사들의 모든 사생활이 공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면서 각종 부작용이 일고 있다.

어린이집 A 모 교사는 “어린이집 교사 대다수가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동안 편안한 옷차림을 해야 하기에 출근복과 달리 어린이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근무를 하는데 고화질 카메라가 작동하고 있고, 특히 네트워크 카메라를 통해 외부로 송출돼 매우 힘들다”며 고통을 호소 했다.

또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점심 식사 후 어린이들 취침시간에 보육실의 경우 소등을 하는 데, 고화질 카메라의 경우 적외선 녹화 기능이 있어 교사들의 속옷이 노출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문제점을 지적했다.

▲‘네트워크 카메라’설치 시 교사들의 동의도 문제 많다

어린이집 설치·운영자가 네트워크 카메라를 설치·운영하고자 할 경우에는 보호자 및 보육교직원 전원으로부터 서면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관계법은 명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어린이집 설치·운영자는 보호자 또는 보육교사가 네트워크 카메라의 설치에 관해 동의 또는 부동의 의사를 표했다는 이유로 입소 거부, 채용 제한 등 불이익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네트워크 카메라를 설치를 위한 교사들의 동의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사들의 경우 다른 각종 불이익을 우려해 어쩔 수 없이 동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집 원장 B 모 씨는“학부모들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교사들이 동의를 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교사들의 하루 일과가 고스란히 생중계되는 등 영상정보 범위가 너무 방대해 교사들의 불만이 많다”면서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영유아보육법 영상정보처리 가이드라인을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트워크 카메라’설치 어린이집 교사, 적극적 훈육 피하는 등 각종 부작용 속출

취재 결과 ‘네트워크 카메라(Network Camera)’가 설치된 어린이집 일부 교사의 경우 적극적 훈육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린이집 교사 A 씨는 “네트워크 카메라 설치 이후 스킨십이나 터치가 필요한 훈육에는 소극적으로 변한 것이 사실”이라며 “예전에는 아이가 편식을 하거나 식사태도가 불량했을 때 훈계를 해서라도 고쳐줬지만 네트워크 카메라 설치이후에는 오해를 살까봐 주저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또 ‘네트워크 카메라’가 설치된 어린이집의 경우 교사와 학부모간 대화의 벽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E 씨는 “부모와 교사가 함께 대화하고 협력하는 곳에서 아이들은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데 CCTV 설치 후 부모와의 접촉과 대화의 시간이 줄고 있고, 아이들의 돌봄도 사랑보다는 원칙에 입각한 보육이 이루어지면서 자라는 아이들 인성형성에도 해가 될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그 뿐 아니다. 어린이들의 일과 생활이 공개되면서 사소한 어린이들의 행동 등에도 부모들이 과민반응을 일으키면서 부모들과 어린이집 관계자간 마찰도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집 교사 A 씨는 “일부 네트워크 카메라가 설치된 어린이집에 원아를 보낸 학부모의 경우 하루 종일 촬영 영상만 체크하는 부모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선생님들이 CCTV 설치 의무화 이후 진로 자체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실제 일부 어린이집 교사들이 이런 문제로 그만두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같은 여건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 자녀들의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부모가 보육교사인 S 양은 "저희엄마 같은 경우. 아침에 출근하는 복장으로 출근을 하셔서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활발히 놀이하고 수업하기 위해 어린이집에 둔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으십니다. 그걸 교실에서 갈아입으시죠. 저희 엄마 뿐 아니라 많은 보육교사들이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런 모습들까지 다 녹화된다면 그것은 생활을 보장받을 수 없는 것이 명백하지요? 보육교사를 떠나 이 나라의 국민인 사람들의 인권과 생활은 어떻게 보장받나요?"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어린이집 교사와 유치원 교사 차별성 논란

어린이집의 경우 지난 해 CCTV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유치원의 경우 별도 규정이 없다. 교육부가 자체적으로 CCTV 설치 지원사업을 펼쳐 전체 유치원 94%에 CCTV가 설치됐지만 정작 유치원 교실 안에 설치한 비율은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교실 내 CCTV 설치율도 9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복안이지만 교사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의견도 여전히 있는데다, 지난해 전북과 제주교육청이 교육부 수요조사를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져 전국의 유치원 교실에 CCTV 설치를 100% 완료한다는 것은 요원한 상태다.

그러면서 어린이집 교사와 유치원 교사와의 차별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대책은 무엇인가?

어린이집 CCTV 의무화를 규정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지난 해 4월 국회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그 이전에 찬반 논란이 제기되면서 여러 차례 표류했다.

당시 반대 의견을 제시한 일부 의원들의 경우 “효과 보다 부작용이 클 것이다. 보육교사의 인권도 중요하다. 감시 받는 공간에서 사랑과 정이 넘치는 보육이 어렵다”등의 의견을 내놨다. 일각에선 그 의견이 현실화되고 있다.

취재 결과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만족을 나타내고 있지만 일선 교사들은 아이들의 적극 훈육을 꺼리는 현상이 확인됐다.

특히 ‘네트워크 카메라(Network Camera)’가 설치된 경우는 더 더욱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어린이집을 운영했던 시민 K 모 씨는 “1990년대 이래 많은 곳에서 부모 참여와 교사 근무조건 개선을 통해 아이들과 어른들이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었다”면서 “교사 인권과 아이들의 행복을 실현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고 말하고 “CCTV의 기본 가드라인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린이집 운영자 C 씨는 “교사들의 개인적인 권리가 보호되며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볼 수 있는 보육 환경 제공이 아쉽다”면서 “교사 선발 방식과 처우에 대한 시스템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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