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혈 기능에 문제를 갖는 환자 등에게 쓰일 것으로 기대

▲ 일반주사바늘과 이번에 개발된 주사바늘의 비교. KA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홍합이 가진 접착 기능을 모방한 생체 재료를 이용해 찔러도 출혈이 없는 주사바늘을 개발했다.

KAIST 화학과 이해신 교수와 안정성평가연구소 강선웅·김기석 박사 연구팀, ㈜이노테라피 이문수 대표가 공동으로 개발한 이 기술은 일반 주사바늘에 지혈재료를 코팅해 주사 후 상처부위를 물리적으로 막아 자발적으로 지혈할 수 있게 만드는 방식이다.

모든 의료 처치에서 주사바늘의 사용은 필수적이지만 장기입원 중인 암 환자나 당뇨병, 혈우병, 아스피린 장기 복용 환자 등은 정상적인 지혈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주사바늘에 코팅되는 지혈 재료는 주사 전엔 주사바늘의 표면에 단단히 코팅돼야 하고 주사 후에는 혈관내벽 또는 피부에 부착돼 지혈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따라서 기계적 물성이 강한 필름형태의 지혈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기존 지혈 재료들은 기계적 물성이 약해 주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력을 견디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홍합의 특성을 이용했다. 홍합이 섬유 형태의 족사(어패류의 몸에서 나오는 경단백질의 강인한 섬유다발)를 이용해 강한 파도가 치는 해안가의 바위에서도 단단히 붙어 생존하는 현상에 착안해 홍합 족사의 구조를 모방했다. 이런 접착성을 의료기술과 결합하면 수분이 70% 이상 존재하는 생체 환경에서도 우수한 접착 능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즉, 홍합 족사 구조에 존재하는 카테콜아민 성분을 도입한 접착성 키토산을 이용해 주사바늘 위에 지혈기능성 필름을 형성해 이후 혈액에 필름이 닿으면 하이드로젤 형태로 순간적으로 전이되면서 지혈 현상이 발생하는 거다.

연구팀은 개발된 기술이 지혈 기능에 문제를 갖는 환자 등에게 쓰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교수는 “개발된 기술은 모든 혈관 및 근육 주사에 효과를 보이고 혈우병 모델에서도 효과적인 기능을 보이기 때문에 혈액응고장애가 있는 환자들에게 유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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