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장독대를 어루만지시며 사셨던 우리 어머니, 장독대는 어머니의 꿈의 터전이었습니다.어머니는 그곳에서 온 가족의 먹거리인 장을 담그셨고, 정한수 올리시며 비손을 하셨습니다.늘 장독대를 정갈스레 닦으시는 모습은 이미 그것들도 어머니의 자식이었음을 말해주었습니다.된장 한 수저에도 신성함을 가득 담으시던 어머니!그 정성된 어머니의 모습을 이곳에 모시고 싶습니다.’ (동월 손동욱)충남 연기군 전동면 청송리에는 우리 선조들의 숨결을 느끼고, 전통의 맛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다.전통장류를 소재로 멋과 맛이 조화를 이룬 테마파크 ‘뒤웅박 고을(Dweeungbark Village)’이 바로 그것.10여 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달 문을 연 뒤웅박 고을은 동월 손동욱 선생이 중국산 농산물과 식품이 범람하는 세태에 청정한 자연에서 순수 신토불이(身土不二) 재료(현지에서 재배된 유기농 콩)로 장류를 만들고, 청소년들에게 효(孝)의 참 의미를 깨우쳐 주자는 취지에서 조성됐다.손 선생은 경기도 안산에서 건축인테리어 사업을 했는데 공장 부지였던 이곳을 역사와 전통, 자연, 건강이 어우러진 신개념 테마파크로 변모시켰다.운주산 기슭 4만 30000㎡ 부지에 들어선 뒤웅박 고을에 들어서면 우선 1700여 개의 장독이 장관을 연출한다.자연과 같이 순박하면서도 우리 조상들이 오랫동안 애용해온 옹기는 생김새가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익살스럽다. 주위 환경과 곧잘 융화돼 황토나 흙담장 같은 느낌을 주고 산과 바람, 구름과도 잘 어울린다. 뒤웅박 고을을 둘러보며 ‘선인들이 사용하던 공해 없는 장독처럼 우리 생활에도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서 풍겨 나오는 여유와 운치가 줄줄 흐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든 것도 그 같은 이유에서다.뒤웅박은 박을 쪼개지 않고 꼭지 근처에 구멍을 뚫어 속을 파낸 것으로, 가을철 추수가 끝나면 이듬해의 풍농을 위해 건실한 씨앗을 보관하던 아주 소중한 종자 보관용구였다.풍요로운 내일을 생각하며 씨앗을 넣어두던 뒤웅박처럼 이곳 장독에는 단순히 장이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건강한 식문화를 가꾸는 알찬 씨앗이 담겨 있다. 뒤웅박 고을에는 ‘어머니’ ‘건강’ ‘자연’ 등 3개 테마가 혼재돼 있다. 또 ‘청결’ ‘정성’ ‘몰입’의 정신으로 전통장류가 만들어진다. 가족 단위 관광객과 기업체·단체, 유치원·초등학교 등을 대상으로 한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 및 회원제 장독 분양 등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사업도 펼쳐진다. 뒤웅박 고을은 오래지 않아 장류체험생활관과 실내전시관, 연기장류박물관 등을 건립해 지역사회에 전통문화의 참 의미를 심어주는 메신저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전통혼례를 치를 수 있는 야외 잔디광장과 인공 폭포, 운주산의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정원지 등도 뒤웅박 고을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이옥임 대표는 “뒤웅박 고을은 우리의 어머니께서 정직한 자연을 섬기고,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며 정갈하게 담그시던 전통장류를 널리 보급함으로써 참살이 식문화를 계승하고자 조성된 테마공원”이라며 “민족의 유구한 역사를 따라 이어져온 생활의 지혜를 바탕으로 현재를 설계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