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영태 한국폴리텍Ⅳ대학 대전캠퍼스 전기전자제어과 교수

올여름 유난히 무더운 날씨였다. 시간이 지나 요즘 날씨가 하루아침에 가을로 바뀌는가 싶더니, 가을을 음미할 겨를도 없이 길 위로 낙엽의 향연을 펼치는 늦가을로 들어선 듯하다.
요사이 신문을 보다 보면 경제가 자주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경제가 안정되어야 한다는 인식도 많은 국민은 동감한다. 한 나라의 경제를 이끄는 동력의 중요한 부분은 기술이다. 곧 기술력은 곧 국력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기술에 대한 인식이 과거로부터 뿌리 깊은 기술 경시 때문에 기술자를 우대해 주는 풍습이 없으며 현대 사회에서도 많은 사람이 기술을 우대해야 한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처음에는 선진국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술과 경제력이 뒤처져 있었지만, 반세기 전에 시작된 우리의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참으로 눈부실 정도로 발전을 해왔다. 국민 모두가 합심이 되어 경제 발전에 주력한 데서 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우리 나라의 과학과 기술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는 기술 교육제도가 직무능력 즉 취업과 관련성이 높아야 함에도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학력과 스펙을 중시하는 사회구조적 모순으로 말미암아 기술 우대 풍조가 많이 저조한 상태이다.
이에 국가에서는 기술의 중요성과 회사에서의 일의 상관관계를 직무로 분석하여 NCS(국가직무표준)을 만들어서 직무 능력을 향상시킬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효율적인 직무와 기술교육이 되도록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일·학습병행제이다. ‘일학습병행제’는 정부의 핵심국정과제로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기업이 취업을 원하는 청년 등을 학습근로자로 채용하여 기업 현장에서 장기간의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교육훈련을 마친 자의 역량을 국가가 평가하여 자격을 인정해주는 한국형 도제식 교육훈련제도이다.
일학습병행제는 기업 현장에서 교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장비나 시설 등의 문제와 보편적인 교육을 통해 응용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교육을 시키는 데 반해 기업에서는 자신들의 생산설비를 가지고 직접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 이는 기업입장에서 불필요한 재교육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효과로 이어지고 학생 입장에서도 학교에서의 이론교육을 현장(기업)에서 직접 적용해 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이나 스위스는 물론이고 우리와 유사한 직업교육훈련체제를 가지고 있는 호주 등 일학습병행 제도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나라들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에 대한 수요와 이에 기반한 훈련을 기업들이 가장 잘 알고 필요성에 맞춘 교육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훈련받은 기업에서 당연히 채용하여야 하지만 혹시 다른 기업으로 가더라도 개발되고 축적된 역량으로 다른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연계 시스템도 구축돼야 한다. 아울러 직업교육을 명실상부하고 효율적인 제도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첫째로 일학습병행제 직무능력교육에 관여하는 여러 당사자가 심사숙고하여 우리나라의 실정이나 여건에 적합한 직무능력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둘째로는 기업중심의 체계적인 교육훈련 시스템과 철저한 질 관리가 이루어질 때 우리나라가 능력 중심 사회로 나가는 중요한 시작이라 생각한다. 꿈을 갖는 기술인들이 대울 받을 수 있는 기술입국이 될 때까지 계속 노력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