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계란 품귀 대란'이 나타나면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계란 대란은 우리 생활 전반은 물론 상공업품에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계란값이 올라 흔하게 내놓던 계란 반찬을 빼는 모습이 눈에 띄고 품질이 떨어지는 대체 재료를 쓸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일부 상인은 "거래하던 계란 도매상이 AI 여파로 문을 닫아 다른 도매상 여러곳을 직접 찾았으나 계란이 없거나 주거래처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다"며 "고기에 계란 등을 입혀 돈가스를 만드는데 오늘 영업 자체가 힘들 뻔했다"고 말했다. 결국, “계란을 구하지 못하면 대체 재료인 베터믹스(batter mix튀김가루)를 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한, 북엇국을 파는 인근 음식점 주인도 계란이 '금덩어리'가 됐다며 기본 반찬이던 계란프라이를 손님들에게 최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기존 계란 한판(30개) 도매가는 4천500원 정도 됐으나 슈퍼마켓 소매가는 6천3백 원 정도로 가격이 2천 원가량 비싸졌고, 모 슈퍼마켓은 8천원까지 치솟았다.

다른 업종의 자영업자도 사정은 비슷했다. 베이커리 전문 매장도 계란 샌드위치 대신 참치 샌드위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떡볶이를 파는 이 모(여53)씨는 떡볶이에 넣어 같이 파는 삶은 계란값을 최근 올렸다.

이 씨는 "계란 1개당 300원 정도에 팔았는데 600원으로 올렸고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개당 천 원으로 올릴 수밖에 없다"며 "계란 한 개에 천 원 하면 나부터가 사지 않을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자영 업자들은 AI 파동으로 음식업의 피해가 심각한 데도 정부의 제대로 된 대책을 찾기 어렵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맞물려 AI가 터진 바람에 정부가 뾰족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반응도 제기됐다.

한식집을 운영하는 백 모(67)씨는 "정부가 계란 수입 방침을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우리 업자들의 피해를 어떻게 구제하겠다는 건지는 알 수 없다"며 "음식점만 30년가량 했으나 이렇게 위기감을 느끼는 건 처음"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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