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리포트 - 김 소 정(몽골, 서산시 거주)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나는 지난 4월부터 주름종이로 일일이 카네이션을 100개 이상 만들었다.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봉사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늘 좋은 일 한다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바람이 매우 많이 부는 날에 내가 사는 지역에서 경로효도 잔치를 실시했다. 친정 부모님께 꽃 한 번도 달아드리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담아 놓은 지 10년이 지나는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사는 마을에 우리 친정어머님과 똑 닮은 할머니가 계신다. 멀리서 보면 반갑고,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니 좋고, 늘 엄마 같이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참 좋다.

할머니는 독거노인이시고, 나는 이국땅에 혼자 왔고, 우리 둘에게는 닮은 점이 많다. 어느새 어버이날이 돼서 할머니를 경로효도 잔치에 모시고 갔다. 많은 어르신들이 찾아오셨고, 야외 행사장에는 점심이 차려졌다.

베트남 친구와 식사를 서빙 하는 봉사를 해 드렸는데 바람이 많이 부는 탓에 일회용 밥그릇들이 날라 갔다. 날아간 접시가 할머니 머리 옆에 떨어지기도 했다.

할머니는 몇 번씩이나 “아이고, 이 바람이 웬일이야” 하시면서 떨어진 일회용 밥그릇들을 주워 가지고 오신다. 그러다 결국 할머니는 “내가 잡아 줄게” 하신다.

“아뇨. 괜찮아요. 할머니 앉아서 구경 많이 하시고, 맛있는 음식들 많이 잡수세요”라고 말했지만 고집을 부리고 안 가신다. 베트남 친구와 밥그릇이 날아갈 때마다 웃고, 또 웃고 어느새 1500인분 밥을 담았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갔고, 다리가 아파서 “아이고~♬ 다리야~” 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아들들이 고사리 손으로 만든 카네이션을 달아 주면서,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서 읽어 줬다.

저는 또 “아이고~♬ 우리 아들들 밖에 없구나!” 하면서 고맙고 사랑하는 마음에 다리 아픈 것을 그새 잊어버리고 아들들을 안아서 빙빙 돌렸다.

이 날은 깊고 넓은 사랑과 마음으로 좋은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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