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서북경찰서 성정지구대 정지현순경

최근 한 달여 사이 제천에 이어 밀양까지 다중이용시설 화재로 수 십여 명의 소중한 목숨을 잃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였다. 이로 인해 전 국민이 큰 충격과 깊은 슬픔에 빠져 있고 또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우려로 목욕탕 가기를 꺼려하는 등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다중이용시설 뿐만 아니라 정작 개개인이 주의 깊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일반 주거지 바로 내 집 이다.

소방청의 화재통계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전국적으로 4만 4178건의 화재가 발생 2198명의 인명피해와 4,960여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고, 이를 발생 장소별로 분석해 보면 주거지가 1만 1765건으로 압도적이며, 공장 등 산업시설이 6152건으로 그 뒤를 따르고, 요번 화재 참사가 발생한 요양원이나 목욕탕 같은 다중이용시설의 발생 건수는 실제로는 미미한 수준이다.

물론 다중이용시설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한꺼번에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여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지만 실제 인명피해 규모는 주거지가 991명으로 전체 인명피해의 절반가까이를 차지하는 등 역시 압도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통계가 보여주는 것은 화재 참사는 목욕탕이나 요양원 등 다중이용시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집이 가장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소화기 2만원, 단독경보형감지기 1만 원 등 단돈 3만 원이면 끔직한 화마로부터 내 가족과 내 가정을 지킬 수 있다. 한국보다 앞서 주택화재 인명피해 대책을 마련한 나라는 미국(1977년), 영국(1991년), 일본(2004년), 프랑스(2011년) 등이 있는데 제도를 가장먼저 도입한 미국의 경우 표에서 보는바와 같이 기초소방시설 설치 의무화 시행 후, 주택화재 사망자가 60%이상 대폭 감소된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주거지 화재예방을 위해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을 통해 2017년 2월 4일까지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등에 주택용 기초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을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하였으나 아직까지 이를 지키지 않는 가정이 산재해 있다.

소방 당국에 다중시설에 대한 소방대책 강화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먼저 내 집에 대한 화재 대책부터 관심을 가지고 실천에 옮길 때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연이은 화재 참사로 큰 슬픔과 두려움에 빠져 있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내 집부터 화재예방에 앞장서겠다는 의식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천안서북경찰서 성정지구대 순경 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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