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수행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추문에 휩싸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사직 사퇴와 함께 정치활동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충격에 빠진 충남도는 남궁영 행정부지사 권한대행체제로 전환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안 지사는 6일 오전 페이스북 글을 통해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며 “오늘부로 도지사 직을 내려놓고 일체의 정치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밤 JTBC 방송에는 안 지사의 수행비서 김모씨가 출연해 안 지사로부터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며 “안 지사가 지난달 미투 운동이 한참 사회적인 이슈가 된 즈음에 그에 대해 ‘상처가 됐다는 걸 알게 됐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한 2월 25일 그날까지도 성폭행이 이뤄졌고 이제 지사한테 벗어날 수가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폭로했다.
김씨는 이어 “SOS를 치려고 여러 번 신호를 보냈고 눈치챈 선배에게 얘기하기도 했지만 ‘거절하라’고만 했을 뿐 아무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안 지사와 스위스 출장을 갔을 당시에도 선배가 말한 대로 ‘아니다’ ‘모르겠다’고 거절을 하기도 했지만 결국에는…”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같은 보도가 나온 다음날 새벽 일찍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안 지사는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씨에게 정말 죄송하다.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다. 모두 다 제 잘못”이라고 머리를 숙였다. 사상 초유의 지사발(發) 성추문에 휘말린 충남도는 6일 오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브리핑을 열어 도민에 사과하고 행정부지사 권한대행체제 전환 방침을 밝혔다.
남궁영 행정부지사는 “전날 안 지사 관련 보도로 도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스럽다”며 “현재 안 지사는 도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지사직 사퇴의사를 밝힌만큼 민선7기 새로운 지사가 취임하는 6월말까지 행정부지사 권한대행체제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중 윤원철 정무부지사를 포함해 안 지사의 정무라인에 있는 직원 모두가 사퇴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4700여 명의 도 공직자들은 더 큰 경각심과 도민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도정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열심히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