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수급지수 역대 최저인 27.8…거래량 ↓ 6주 연속 전세가 하락도
<속보>=세종의 전세수급지수가 세종시 출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역대 최고의 역전세난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본보 2월 7일자 9면 보도>
1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기준 세종의 전세수급지수는 27.8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전 최저치는 지난해 3월 셋째 주인 28.6이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수치화한 지표다. 기준치는 100으로 100보다 높으면 공급량이 수요에 비해 적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반대다. 세종의 전세수급지수가 100보다 한참 낮은 27.8이란 뜻은 공급이 수요에 비해 넘친다고 볼 수 있다. 즉 전세 수요가 집을 못 구하는 전세난이 아닌 집주인이 전세 수요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심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세종의 전세수급지수가 크게 떨어진 건 넘치는 공급량 때문이다. 당장 이달 3286세대가 입주 물량으로 나오는데 이는 전국 입주 물량인 3만 3813세대의 10%에 육박한다. 세종의 인구 등을 고려했을 때 전국 입주 물량의 10%가 세종에 집중된 건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지난 1월 1218세대, 2월 2263세대의 입주 물량 중 일부가 적체된 점을 감안하면 이달 전세 공급량은 더 많을 수 있다.
물량은 계속 공급되지만 겨울이사철이 끝나 전세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1월 세종의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418건이지만 지난달엔 268건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달은 설 연휴와 짧은 일수를 고려해 하루 평균 거래량으로 살펴도 1월엔 13.4건, 지난달엔 9.5건으로 약 30%나 떨어졌다. 이달 역시 12일 기준 33건, 하루 평균 2.7건의 전세가 거래되는데 그쳤다. 전세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공급은 쏟아지는데 거래가 되지 않다보니 아파트 전세가도 한 달 넘게 하락 중이다. 세종의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지난 1월 다섯째 주 -0.26%로 올 들어 처음으로 하락했고 지난달 첫째 주 -0.45%, 둘째 주 -0.14%, 셋째 주 -0.09%, 넷째 주 -0.26%, 이달 첫째 주 -0.14%를 기록해 6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결국 역전세난이 벌어졌던 지난해와 같은 흐름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4월 세종시 출범 이후 월별 최다 입주 물량이 쏟아졌는데 이 때문에 역전세난이 발생해 전세가가 석 달 넘게 폭락했다. 결국 인근 대전 유성구에서 전세 수요가 대거 유입돼 지난해 4분기부터 회복했다. 세종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겨울이사철이 끝났지만 여전히 아파트는 쏟아지고 있다. 수요가 없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