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되는 대북확성기 … 다음은 녹슨 철조망이다

남북이 심리전 수단인 대북확성기(대남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에 착수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최전방지역에 설치된 대남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하는 동향이 포착됐다고 밝혔으며, 오후 2시부터는 서부전선인 경기도 파주시 한 최전방 부대의 고정식 대북확성기 방송시설 철거를 시작했다.
남북이 심리전 확성기 철거를 완료하기 전 이 노래를 같이 틀고 같이 들으면 어떨까.
새들은 날게, 냇물도 흐르게
풀벌레 오가고 바람은 흐르고 맘도 흐르게
자 총을 내리고 두 손 마주 잡고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걷어버려요
1993년 김민기 2집 '새벽길'에 실린 이 노래는 김민기 작사/작곡이다. 김민기와 장필순, 한동준이 함께 불렀고 윤영로, 권혁진도 참여했다.
세간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건 YB 윤도현이 1999년 '한국 록 다시 부르기'에서 다시 부르면서다. 윤도현과 김윤아, 김경호, 김장훈, 박기영, 박완규, 임현정이 함께 부른다.
김민기 원곡 버전이 서정적이라면 윤도현 록 버전은 말 그대로 강렬하다. 윤밴의 강렬하고 묵직한 템포를 바탕으로 팔색조 같은 보컬을 뽐낸다. 특히 역동적인 사물놀이 악기 연주가 록 비트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뮤직비디오 속의 20년 전 윤도현, 김윤아, 김경호, 박기영, 박완규 등의 모습도 눈길을 끈다.
그리고 2001년 안치환이 다시 이 노래를 부른다. 7집 'Good Luck!'에 실린 이 노래에 대해 안치환은 '민기兄(김민기)이 ‘주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니가 부르면 잘 어울릴 것 같단다’라고 말을 해서, 그 말을 듣고 부르게 된 노래'라고 앨범에 메모를 남겼다.
안치환 버전은 김민기버전, 윤도현 버전과 또다른 느낌을 준다. 잔잔한 연주로 시작해서 거칠고 폭발적인 안치환 음색이 절정의 감정으로 끌어올린다. 격정적인 그의 외침은 우리 모두의 소원, 또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고 있다.
자, 다음은 녹슨 철조망이다. 녹슨 철망을 걷어 버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