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 때쯤 뿔 달린 새들이 오면 여름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지요."

색바랜 빨간 기와집 용마루 구멍에 살고 있는 후투티가 바쁘기 시작했다. 후투티 새끼들이 몇 마리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가끔 둥지 넘어 얼굴 내미는 새끼들을 살펴보면 3마리 이상일 것 같다.

보통 후투티는 5~8마리 알을 낳는다. 조용하던 주변이 어미 새가 먹이를 물고 오면 새끼들의 소리로 시끄럽기 시작해진다. 서로 자기한테 밥 달라고 큰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 시기에는 먹이를 많이 먹으면 빨리 성장할 수 있다. 자연은 어찌될지 모르는 양육강식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먹이를 물고 지붕을 오가는 후투티를 2시간 동안 촬영하면서 지켜 봤는데, 주변에 고양이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미 새와 함께 마주치기도 하는데, 다행히 아직 둥지를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어미 새는 둥지 근처인 논산천에서 먹이를 물어와 새끼들에게 주고 있는데, 총 3마리가 먹이를 주는 것이 목격됐다. 아마 작년에 태어난 형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다가족이 함께 살면서 오랫동안 함께 지내온 듯하다.

수명은 5~10년으로서, 주로 땅강아지, 지렁이, 곤충류 따위를 잡아 먹는다.

집 주인 할머니께서는 ‘해마다 이맘때쯤 뿔 달린 새들이 오면 여름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나보다 더 오래 오래 이곳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하신다.

정상은 명예기자 crowphoto@hanmail.net
2018년 4월 29일에


*(편집자 주) 후투티는 4월경 날씨가 따뜻해지면 우리나라를 찾는 희귀한 여름 철새로 인디안 추장의 머리장식을 닮았다 하여 ‘인디언 추장새’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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