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 내 동물원(이하 대전동물원)에서 퓨마가 탈출해 경찰 등이 수색 끝에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관람객을 비롯한 시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고 수색에 수많은 인력이 동원되었는가 하면 멸종위기로 지정된 퓨마가 희생되는 결과를 낳았다. 사건이 일어난 경위를 상세하게 파악해봐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것을 보면 허술한 동물원 관리가 빚은 사건이라는 점에서 철저한 방지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대전동물원은 18일 오후 5시 15분쯤 경찰과 119에 “동물원 우리 안에 있던 퓨마 1마리가 탈출했다”고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수색작업을 벌여 오후 6시 34분쯤 동물원 내 배수지 인근에서 퓨마를 발견했고 마취총을 쏴 포획을 시도했지만 실패하면서 수색작업이 4시간 넘게 진행됐다. 결국 퓨마는 오후 9시 44분쯤 동물원 뒤쪽 산에서 다시 발견돼 엽사가 쏜 총을 맞고 사살됐다.

다행히 관람객을 비롯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아찔한 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이날 대전동물원에는 2000여 명의 관람객이 입장했고 퓨마가 탈출한 시간대에도 200여 명의 관람객이 동물원 내에 있었다. 탈출한 퓨마의 위험에 관람객들이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던 셈이다.

현재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전동물원의 허술한 맹수관리가 문제로 보인다. 동물원 측에 따르면 이날 오전 우리를 청소한 사육사가 철물을 닫지 않아 퓨마 4마리 중 1마리가 탈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철저해야 할 맹수관리를 이렇게 허술하게 했다고 하니 한심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동물원 측은 전시동물 교체를 위해 방사장을 찾은 이날 오후 5시까지 퓨마의 탈출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퓨마 등 중형육식동물사에는 7대의 CCTV가 설치돼 있었지만 탈출과정은 녹화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마디로 동물원 관리가 엉망이었다고 볼 수 있다.

대전동물원의 동물 탈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2년에도 사바나원숭이가 시설망을 뚫고 탈출해 며칠간의 수색 끝에 포획되기도 했다. 이런 전력이 있었음에도 철저한 대책을 세우지 않아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대전시를 비롯한 오월드 측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전동물원 관리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을 통해 재발방지에 나서야 한다. 우선 사육사 등을 대상으로 동물관리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오래된 시설을 보완하고 안전관리 시스템도 다시 만드는 등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로 관람객을 비롯한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대전의 이미지를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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