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하게 풀어낸 삶의 의미
인간과 신의 흥미진진한 재판

추석 민족 대이동이 시작됐다.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길은 설레지만 정체된 도로 위 지루한 귀성길은 좀처럼 버티기 힘들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삶의 소중한 의미부터 신과 함께하는 재판까지 흥미롭고 탄탄한 소재로 손꼽히는 인생 웹툰들을 추려봤다.

죽음에 관하여. 인터파크 도서 제공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신을 만나다 <죽음에 관하여>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나 정작 살아 숨 쉬고 있는 소중한 순간들은 인식하지 못한다. 웹툰 ‘죽음의 관하여’(글 시니·그림 혀노)는 독자들에게 죽음과 관련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그 후 전지전능한 ‘신’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네 이야기나 한 번 듣지”라고 덤덤하게 말을 건넨다. 만화는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소재에 인간의 모습과 똑같이 묘사된 개성 있고 친숙한 신을 작품에 투입, 각각의 주제를 가볍고 담담하게 풀어나가 독자들로 하여금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옴니버스 전개 방식인 ‘죽음의 관하여’는 제목과 반대되는 삶에 관한 대화의 비중이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매 회마다 성별, 나이, 인종 등에 상관없이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들과 배경음악으로 몰입도를 높여 허를 찌르는 반전을 주기도 하고 가슴 뭉클한 교훈과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지난 2012년 개성 있는 그림체로 연재를 시작했던 ‘죽음에 관하여’는 아직도 많은 이들로부터 인생 웹툰으로 꼽히고 있으며 현재 네이버 웹툰에서 재연재 중이다.

신과함께. 네이버 웹툰 제공  

남다른 정주행 열풍 <신과 함께>

제목부터 남다른 신과 함께. 절대 만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인간과 신이 같이 등장하는 신선한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로 정주행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지난해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신과 함께-인과 연’ 역시 연달아 흥행 기록을 세웠고 올 추석엔 특선 영화로까지 편성돼 다시 한 번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웹툰 ‘신과 함께’(작가 주호민)는 저승, 이승, 신화 모두 3부로 이뤄져 있으며 한국 민속 신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각각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저승편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주인공 김자홍이 세상을 떠나게 된 후 49일 동안 저승에서 일곱 번의 재판을 받게 되면서 겪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재판은 혼자가 아닌 저승삼차사, 변호사 진기한과 함께 한다. 이승편은 집을 지키는 가택신들이 등장해 가난한 할아버지와 손자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는 내용을 담아 전개를 펼친다. 신화편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저승에 있게 된 이유가 밝혀지며 여러 신들도 함께 나온다. 모든 편의 이야기는 결국 자연스럽게 하나로 연결이 된다.

‘신과 함께’는 영화와 뮤지컬 등으로 제작돼 지금도 많은 이들로부터 회자되고 있으며 지난 2017년부터 네이버 웹툰에서 다시 연재 중이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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