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활동에 치료미술, 음악교육등 병행

“꿈이 생겼습니다. 학교 적응력도 높아졌고요….”충남도가 전국 처음으로 문을 연 공립형 대안교육기관인 ‘충무학교’가 개교한 지 한 달이 됐다. 불과 1개월이 지났지만 학생들에게 큰 변화가 일기 시작하고 있다. 새로운 꿈을 갖게 되고 집단생활의 질서도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신 모(중학교 3년) 군은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 운동부 생활을 한 신 군은 운동을 그만둔 뒤 뒤처진 공부를 따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도박에 빠져드는 등 일반 중학교에서 부적응 학생으로 낙인찍혔다. 그러나 이제는 1개월간 충무학교 생활을 거치면서 부적응 학생이란 꼬리표를 뗐다. 함께 생활하는 학생들과 잘 어울리는 건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 배움에 흠뻑 빠진 것이다. 충무학교에서 마련된 요리교실을 통해 꿈도 키우고 집단생활의 참모습도 배워가고 있다. 이처럼 일반 학교에서 일명 ‘문제아’로 분류됐던 학생들이 새로운 삶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충무학교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황석연 충무학교 교육연구사는 “학생들이 마음의 문을 연 것이 가장 보람스럽다”며 “처음 충무학교에 들어설 때는 여느 학교 선생님처럼 혼을 내고 무관심으로 여겼던 것들이 점차 사라지면서 하나 둘씩 마음의 창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충무학교 학생들은 입교하는 날부터 높은 ‘불신의 벽’으로 서로 인사조차 하지 않았고 선생님에 대한 신뢰도 없었다. 하지만 개교 1개월이 지나면서 학생들의 표정이 무척 밝아졌다. 복도에서 마주치거나 식사를 할 때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체험학습을 통해 부대끼면서 서로간 믿음을 쌓아가고 있다. 더구나 2, 3학년으로 이뤄진 학생들이 서로간 자체 내부 질서를 스스로 만들어가고 생활에 도움을 주면서 변화를 일으켰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학생들이 선·후배 의식이 생기면서 형으로서 조언을, 동생으로서 실천을 보이며 그동안 가슴 속에 숨겨 둔 ‘정’을 형성해 가고 있다. 이 같은 학생들의 변화엔 충무학교의 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충무학교는 전국 최초로 운영되는 기숙형 인성교육기관으로 정부와 충남도, 그리고 충남도교육청이 연대해 사회 안전망 조성 시범 모델로 세워졌다. 1년의 준비 과정을 거쳐 남자 중학생 30명을 뽑고, 지난 3월 4일 적응프로그램 시작 뒤 지난 달 7일 문을 열었다. 충무학교 학생들은 올 5개월 동안 충무교육원에서 생활하면서 교과활동(공통교과, 대안교과), 재량활동(심성계발, 자존감향상), 특별활동(봉사활동, 현장이동학습) 등의 교육과정를 받는다. 교과활동은 공통교과(국어, 도덕, 사회, 수학, 과학, 기술 가정) 외에 치료 중심의 미술, 음악, 원예, 뇌 교육 등이 병행된다.특히 재량활동은 전문상담교사가 주축이 되어 운영하는 심성계발 프로그램과 청소년지도사가 중심이 되는 동아리활동, 지역의 전문기관과 함께하는 진로탐색활동 등이 이뤄져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는다. 이 가운데 전문치료사가 담당하는 집단상담 44시간, 개인상담 주 1회 등이 학생들의 심성을 변화시키고 다시 일반 학교로 돌아갈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특별활동은 학교라는 제한된 공간을 벗어나 제주도, 울릉도, 백제문화(공주, 부여)탐방, 해외이동학습 등으로 이뤄지고 있다. 황석연 교육연구사는 “기숙형 대안학교 체제로 단체 생활에 힘들어했던 학생들이 점차 적응하면서 표정이 밝아졌다. 표정이 밝아졌다는 건 큰 변화를 뜻한다”며 “학생들이 웃음을 찾고 그만큼 변했다는 건 대안학교로서의 시사점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 단체활동을 하면서 서로간 질서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삐뚤어진 생활습관을 바로잡아 가는 모습을 보면 절로 희망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충무학교는 학업 중단 학생 및 학교 부적응 학생 등 위기 청소년들에게 변화의 기회를 제공, 사회적 일탈이나 범죄행위를 예방하는 사회 안전망 시스템 역할을 통해 지역 사회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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