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대자보 사건 근황 ··· 중학교 사과에도 사태 일파만파

대자보 낙서 사건을 계기로 남녀 간의 성대결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숙명여대 페이스북.

 

  숙명여대의 '탈코르셋' 대자보에 중학생들이 여성혐오 낙서글을 남긴 사건과 관련, 해당 중학교가 학생들을 대신해 공식 사과했음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애초에 대자보에 '한국 남자를 죽인다', '가랑이를 차세요' 등 남성혐오성 글이 담겨 있어 중학생들이 이에 대응하는 글을 남겼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네티즌들 사이에서 '숙명여대 원인제공설'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8일 직업체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숙명여대 학과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인중학교 3학년 학생 41명(남학생 24명, 여학생 17명)이 대학 캠퍼스에 나붙은 대자보에 낙서글을 남기면서 시작됐다.
  당시 3학년 남학생들은 여성인권과 여성해방을 주제로 한 '탈코르셋' 대자보를 보고 그 빈 공간에 "지랄", "니도 못생김", "가슴 A컵" 등 여성비하적 낙서를 남겼다.

  이에 숙명여대 학생들은 아직 어린 남학생들이 여성인권에 무감각하고 오히려 조롱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공식사과를 요구했고 이에 해당 중학교는 숙명여대에 공식 사과문을 보내 사과와 재발 방지 노력을 약속했다.

  이렇게 일단락되는 줄 알았던 사건은 엉뚱한 곳으로 튀고 있다. 네티즌들과 숙명여대 학생 사이에서 치열한 설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숙명여대 페이스북엔 이번 사태를 놓고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해당 탈코르셋 대자보에 '한국 남자를 죽인다', '관음하는 그 성별의 눈을 찌른다', '한국남자 못생겼다' 등의 문구가 담겨 있었고 남중생들이 이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글을 남긴 것이 사건의 개요인데 왜 남중생들만 탓하냐는 것이 골자다.

  네티즌들은 "인권동아리에서 '죽인다, 눈 찌른다'는 대자보를 옹호하네. 이래서 니들이(페미니스트들이) 공감을 못받는 거야", "사과문은 니들(숙명여대 학생)이 써야지", "정작 성평등교육을 받아야 할 사람은... (대자보 쓴 사람이다)", "숙대 정도 되는 대학에 한남 죽으라는 대자보가 당당하게 붙어있을 줄 상상이나 했겠어?" 등등 원인제공설을 주장하며 숙명여대를 비난하고 있고, 이에 숙명여대 학생들은 이에 반박하는 글을 올리는 등 성대결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한편 숙명여대 학생들은 이번 사안을 '젠더 폭력'으로 지속적으로 공론화해 나간다는 방침이어서 대자보 낙서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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