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경쟁 치열한 ‘레드오션’/일 년 새 200곳 더 생겨 /수명 ‘27개월’, 업종 중 가장 짧아
대전지역 커피전문점 과밀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 그래도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Red ocean)’ 상태에서 일 년 새 200곳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커피전문점은 영업수명이 길지 않은 업종임에도 여전히 ‘생계형 창업자’를 중심으로 한 창업이 이어지고 있어 지역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9월 대전지역 커피전문점 사업자 수는 1841명으로 전년동월 1624명보다 13.36% 늘었다. 이는 사업자 숫자만을 나타낸 것으로 국내·외 유명 프랜차이즈가 운영하는 직영점과 추가 점포를 운영하는 사업자를 포함하면 실제 대전에서 운영되고 있는 커피전문점 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치구 별로 살펴보면 대덕구가 같은 기간 113명에서 143명으로 늘면서 가장 높은 증가율인 26.54%를 보였다. 이어 서구 533명→629명(18.01%↑), 중구 258명→289명(12.01%↑), 유성구 494명→520명(5.26%↑) 순이었다. 반면 동구는 266명에서 260명으로 2.25% 감소했다.
이미 과밀화 된 ‘생계형 카페 창업’에 나섰다가는 실패할 확률이 더욱 높다. 통계청이 작성한 ‘프랜차이즈와 비프랜차이즈 사업체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평균 수명은 52개월이다. 그중에서도 커피전문점은 27개월로 가장 짧았다. 2년을 조금 넘긴 채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비 프랜차이즈 사업체의 커피 전문점도 43.3개월로 영업 수명이 길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일자리부족과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로 ‘생계형 창업’에 내몰리고 있는 청년과 중장년 세대들이 비교적 쉬운 카페 창업에 무분별하게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지역의 한 창업 컨설팅 관계자는 “대전은 굵직한 대기업 부재와 제조업 기반이 취약해 고질적인 일자리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보니 어쩔 수 없이 창업전선에 몰리는 생계형 자영업자가 많다”며 “하지만 지역경제 여건이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자영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아 경쟁이 치열하고 그로인한 폐업이 적잖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커피전문점의 마진율이 높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창업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하루 평균 매출액만 놓고보면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보다 커피전문점 매출액 자체가 낮아 투자비를 제외하면 실제 사장에게 돌아가는 금액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정재인 기자 jji@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