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의 명물로 잘 알려진 가락국수의 명맥을 잇고 있는 대전역 가락국수 포장마차 거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지난 24일부터 대전역 서 광장 교통 변경계획 공사를 시작하면서 광장 한편을 채운 가락국수 포장마차들이 갈 곳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아쉬운 일이다. 뭔가 추억의 가락국수 명맥을 살려나갈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

철도시설공단은 동구 정동 1-1번지 대전역 서광장 주차장 진출입로 변경을 위해 오는 31일까지 공사를 진행한다. 경부고속철도 건설사업 교통영향평가에 따라 서 광장 입구 쪽 택시, 자가용 승하차로 인한 시민 불편과 안전상의 이유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공단 측의 설명이다.

이 공사를 하는 곳은 현재 가락국수 포장마차가 3~4대씩 번갈아 나와 영업을 하고 있다. 2~3년 전만 해도 7대가 나란히 포장마차를 운영한 적도 있지만 서 광장 개선사업 등을 이유로 철도시설공단이 요청해 최근에는 3~4대가 번갈아 오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영업하고 있다.

시설공단이 공사에 들어가자 이들 포장마차를 운영해온 업주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30~40년 동안 가락국수로 생계를 이어가던 상인들의 입장에서는 당장 갈 곳이 없어 생존대책을 요구하는 파업농성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포장마차 상인들의 생계를 위해서 포장마차는 필요하지만 대전역의 명물인 가락국수의 명맥을 잇는다는 차원에서도 가락국수 포장마차 거리는 살려야 한다고 본다. 대전역 가락국수는 원래 대전역 승강장에 설치된 간이식당에서 판매하던 것이었다.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점이었던 대전역은 기관차의 정비 등으로 정차시간이 길어지면서 잠시 내린 손님들이 승강장으로 내려가 허기를 채우던 음식인데 간편하면서도 맛이 좋아 인기가 높았다.

한때는 가락국수 하면 대전역을 대변할 정도였다. 가락국수를 먹기 위해 대전역을 찾는 이들이 많은 때도 있었다. 지금의 가락국수 포장마차는 그 당시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정도이긴 하지만 여전히 대전역 명물의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가락국수 거리가 사라진다는 것은 대전의 추억거리 중 하나가 없어진다는 점에서 아쉬운 일이다. 이를 되살릴 방안을 연구해봐야 한다. 때마침 내년은 ‘2019 대전방문의 해’이다. 대전시가 관광객 유치를 위한 각종 테마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이에 발맞춰 대전역의 명물인 가락국수 거리도 만들어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게 한다면 외래 관광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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