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몸값 대부분 올라
사과, 배, 밤 등 최대 30%↑
정부, 성수품 공급물량 확대

올 설 차례상비용은 4인 가족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2.3% 상승한 20만 4230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조사됐다. 최대 30%까지 오른 품목이 있지만 정부가 비축물량을 풀기로 해 가계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물가협회가 전국 6대 도시(서울·인천·부산·대구·광주) 전통시장 8곳을 대상으로 차례용품 일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품목이 지난 설보다 올랐다.

지난해 폭염과 냉해 등의 기상이변으로 사과, 배 등 차례상에 쓰이는 과일류 가격 상승이 가장 컸다. 사과(부사)의 경우 5개를 준비하는데 지난 설엔 1만 2570원에 거래됐으나 올 설엔 이보다 11.9% 오른 1만 4070원에 판매됐다. 배(신고)는 지난해에 5개당 1만 4460원이었으나 올 설엔 30.2% 오른 1만 8820원에 거래됐다. 대과(大果)는 물량 감소로 평년보다 가격이 다소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견과류 중 대추와 밤 역시 대부분의 전통시장에서 지난 설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중이다. 폭염에 의한 생산량 감소로 대추 400g을 준비하는데 드는 전국 평균비용은 5680원으로 지난 설(4690원)보다 21.1% 상승했다. 밤도 8130원에서 5.4% 올라 ㎏당 8570원에 팔렸다. 반면 곶감(상품 10개)은 1.3% 하락한 9130원에 거래됐다.

채소류와 나물류는 비교적 양호한 작황으로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애호박의 경우 지난해 1930원에서 1580원으로 18.1% 내린 가격에 거래됐다. 고사리(중국산)는 지난해와 같은 2940원에, 도라지(중국산)는 0.7% 오른 2870원에 판매됐다.

수산물 중 수입산 조기(부세), 북어포 각 한 마리와 동태포(1㎏)를 준비하는데 드는 비용은 1만 9250원으로 전년 대비 1.3%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산이 주로 거래되는 수산물은 명절이 다가올수록 제수용품과 선물용품을 중심으로 소폭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과일류의 큰 폭 상승에도 가계부담은 지난 설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설 물가 수급 안정을 위해 성수품 공급물량을 평소보다 1.4배 확대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워서다. 그러나 설이 다가올수록 일부 품목은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국물가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이상고온과 폭염 등으로 과채류의 가격상승을 우려했으나 가을 이후 기상여건이 좋고 월동물량 등도 충분해 공급부족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설 차례상을 준비하는 가계부담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재인 기자 jji@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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