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사회 각 분야별로 신년인사회가 열린다. 참석자들은 덕담도 나누고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면서 올 한 해 잘 지내보자는 다짐을 한다. 필자도 새해 대부분의 일정을 신년인사회 참석으로 보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주된 관심사는 분야만큼이나 다를 것 같았지만 실상은 달랐다. 하나같이 ‘경제가 어렵다’는 말씀이었다. 세계적으로도 경기가 나아지질 않는 상황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의 지방도시 경제는 오죽할까. 시민들의 한숨 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다.

다수의 경제 전문기관에서는 전년도에 이어 올해도 경제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한다. 2017년 3.1%였던 경제성장률은 전년도의 저성장이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2%대 중반을 내다본다고 한다.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것에 따라 취업률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동향에도 지난해 12월 대전 고용률은 58.3%로 나타났다. 이것은 전국 평균 60.1%보다 낮은 수치이고, 2017년 동월 59.0%였던 것보다 낮다. 경제와 일자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방법은 없을까 계속 고민해보지만 당장 뾰족한 수를 찾긴 어렵다. 하지만 경제가 살아나면 일자리는 증가할 것이기에 우선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단번에 끝나는 이벤트성보다는 지속가능한 발전모델이 필요하다. ‘대전 방문의 해’가 기대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는 그동안 세계에서뿐 아니라 전국에도 관광산업 발전으로 사람이 모여들고 도시가 활기를 찾는 것을 많이 목격한 바 있다. 음식·숙박, 그리고 주변 지역까지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관광산업의 파급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최근 떠오르는 관광지인 어느 도시는 조선소가 문을 닫으면서 지역경제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지역의 경기 침체 속에서도 관광객 수가 목표를 넘어서면서 관광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래서 관광산업을 ‘굴뚝 없는 공장’이라 부르는 것이다.

사실 대전도 중부권 최고의 관광 중심도시가 될 수 있는 여러 기반을 갖추고 있다. 먼저 대전은 교통의 중심지로서 지리적으로 가장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교통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데 중요한 요소다. 서울 및 수도권과 경상도, 전라도 어느 곳에서도 교통 때문에 방문을 주저하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쉽게 올 수 있는 만큼 금방 떠날 수 있는 단점도 있다. ‘거쳐 가는 도시’가 아니라 ‘머무는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대전만의 매력을 더 어필해야 한다.

거기에 기존에 보유한 관광자원과 문화·체육시설, 프로그램도 있다. 한국관광 100대 명소 중 하나인 계족산 황톳길과 새로 단장한 식장산 전망대, 국내 유일의 뿌리공원, 문재인 대통령의 여름 휴가지로 선택받은 장태산, 대청호반길까지 어느 곳 하나 명소 아닌 곳이 없다. 또 계절마다 색이 바뀌는 예술의전당, 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에 이르는 대전문화예술단지와 청소년 문화집합소 으능정이 거리도 있다. 대전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배구·축구 경기와 종목별 생활체육대회까지 스포츠를 즐기기에도 좋다. 이 모든 것은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 없다. 오직 우리 도시에만 있고 대전에 와야만 볼 수 있는 관광자원이다.

4차 산업혁명도시로서 과학 관련 프로그램도 잘 갖춰져 관광객에게 손짓을 한다. 전국 꿈나무 과학도들을 위한 ‘주니어닥터’와 매년 과학과 친구가 되는 ‘사이언스페스티벌’, 대덕연구개발특구 안의 화폐박물관, 지질박물관, 시민천문대, 창의발명체험관 등 무궁무진한 과학 아이템이 도처에 널려있다. 거기에 유익한 프로그램들을 더한다고 하니 대전만큼 과학을 가까이 즐길 수 있는 도시가 또 있을까? 과학은 대전 고유의 상징이고, 수식어이기에 그 명성에 맞는 더 많은 콘텐츠를 개발해 더 풍부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

일일이 열거하면 끝도 없는 대전의 매력을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더 철저한 준비와 홍보를 주문하고 싶다. 앞으로 3년 동안 펼쳐질 ‘대전 방문의 해’를 통해 천만인이 넘는 관광객이 모이고 우리 도시의 매력에 흠뻑 빠지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대전이 ‘재미없는 도시’에서 ‘재미있는 도시’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으면 좋겠다. 또 우리가 함께 만든 ‘굴뚝 없는 공장’이 쉼 없이 가동해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시민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길 바란다. 일년 후, 더 나아가 삼년 후, 얼마나 많은 방문객이 대전에서의 추억을 가슴속에 담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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