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출신 이동녕 지사 등 서훈 격상에 대해선 미온적 입장

양승조 충남지사가 26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양승조 충남지사는 26일 정부가 유관순 열사의 독립유공자 서훈등급을 현재 3등급에서 최고등급인 1등급으로 격상하기로 의결한 데 대해 “정부의 이번 결정은 조국독립, 자유와 평화, 인권과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국민적 열망을 반영한 것으로 나라사랑과 국민 통합의 계기이자 세계를 향한 의미 있는 국가적 의지와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현장 국무회의를 열고, 국민의 올바른 역사관과 애국정신을 길러 민족정기를 드높이고 국민통합에 기여했다며 유관순 열사에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가로 서훈하기로 의결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양 지사는 즉각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관순 열사의 공적을 높이 평

가하고 그에 맞게 서훈을 격상해야 한다는 220만 도민들의 열정이 정부를 움직인 것”이라며 “모든 도민과 함께 기뻐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양 지사는 이어 “현재 진행 중인 100만인 서명운동을 중단하고 충남에서부터 민족정신을 정립해 민족적 단결을 이끌어 내는 일에 앞장서겠다”며 “3·1운동이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양 지사는 다만, 유관순 열사 외에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과정에서 ‘산파’ 역할을 한 이동녕 지사 등 충남 출신 독립운동가에 대한 서훈 격상 움직임이 해당지역을 중심으로 일고 있다는 본보 지적에 대해선 “이동녕 선생은 임정의 지도자로 길이 빛나는 애국지사”라면서도 “서훈등급 상향 청원이 봇물터지듯 하면 국가 전체적으로 혼란이 올 수 있다”고 미온적인 입장을 밝혔다.

도내에서 산발적으로 펼쳐지는 지역 독립운동가에 대한 재평가와 서훈 등급 상향 청원을 도 차원에서 묶어 종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본보 질의에 대해서도 “전국적으로 여러 독립운동가의 서훈을 올려야 한다는 신청이 쇄도하는 것으로 안다”며 “독립운동가를 등급으로만 평가하면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독립유공자 서훈은 1등급 대한민국장(김구, 이승만, 안창호 등 30명), 2등급 대통령장(이동녕, 신채호, 이범석 등 93명), 3등급 독립장(유관순열사 등 823명), 4등급 애국장(4275명), 5등급 애족장(5602명)으로 이뤄져 있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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