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점표 조작 혐의 코치 입건에
김호 前 대표이사 참고인 소환
고종수 감독 피의자 전환 방침

<속보>=오는 17일 올 시즌 첫 홈경기를 앞둔 프로축구 K리그2 대전시티즌에 드리운 암운이 좀처럼 걷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신인선수 선발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본보 1월 22일자 6면 보도>
 
지난해 12월 시티즌이 신인선수 선발을 위해 실시한 공개테스트를 거쳐 최종 15명의 후보가 추려진 가운데 이 중 일부의 점수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쉬 꺼지지 않고 있다. 대전시가 조사에 나섰으나 구단 측이 점수 조작을 강하게 부인, 사실 여부 파악을 위해 경찰 수사로 확대되면서다.
 
14일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신인선수 선발 과정에서 채점표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시티즌 코치 A 씨가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경찰은 지난 13일 김호 전 대표이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인 데 이어 고종수 감독을 조만간 피의자로 전환할 방침이어서 신인선수 선발 부정 의혹으로 비상 걸린 시티즌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경영을 이끌던 수장이 물러난 데 이어 지난 1일 올 시즌 개막 후 2연승을 달리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 온 고 감독까지 경찰 수사를 앞두자 지역 축구계에선 선수단의 사기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사 진행 과정에서 원론적인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는 구단을 향한 비판이 거세다.
 
지역의 한 축구계 인사는 “선수들이 열심히 땀 흘려 이룬 성과가 의혹 한 방에 무너진 꼴”이라며 “사실 여부를 떠나 상황에 대한 인식이 안일한 구단의 현실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이달 말 새 대표이사 선임을 앞둔 구단은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조사 기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시티즌 관계자는 “의혹과 관련해서 구단 관계자들이 그동안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해왔고, 내부 회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차후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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