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선열의 뜻 가슴에 새겨
지난 29일 대전 유성장터에서 “대한독립만세” 함성이 힘차게 울려 퍼졌다. 시민들은 저마다 태극기를 흔들고 만세삼창을 외치며 순국선열의 뜻을 기렸다.
이날 열린 ‘2019 유성장터 만세운동 및 의병제’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만세삼창 거리행진 전 구암교 아래 유성천에서 벌어진 난타공연은 웅장한 분위기 연출로 ‘독립의 사명감’을 고취시켰고 풍물공연은 애국을 향한 그날의 힘찬 발걸음을 표현했다.
이어 만세삼창과 함께 거리행진이 시작됐다. 행사장 주변 사람들이 몰려들 정도로 우렁찬 “대한독립만세” 함성이 거리를 가득 채웠다. 행진 중간에도 징과 꽹과리를 치며 흥을 돋우고 화려한 퍼포먼스가 이어지자 장을 보러온 시민들도 합류해 100년 전 그날의 의미를 되새겼다.
행진은 유성장터 의병사적비까지 펼쳐졌고 이곳에선 추모 합창 공연과 기미독립선언서 낭독이 뒤를 이었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해방을 향한 숭고한 정신을 다시금 느끼며 순국선열의 뜻을 기렸다. 시민 차정운(54) 씨는 “100년 전 만세운동과 의거가 일제로부터 벗어나는 독립의 발판이 된 것 같다. 특히 만세운동은 국민의 자발적인 의지로 이뤄진 평화운동이라 그 의미가 더욱 더 깊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상기하고 애국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행사들이 많이 펼쳐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MB어린이 합창단은 행사가 끝나갈 무렵 ‘아! 대한태극기’를 열창했다. 힘차게 울려 퍼지는 노래에 실린 애국심의 무게감은 어른 못지않았다. 합창단원인 최온유(13) 양은 “나라를 위해 희생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본받고 싶다. 이런 뜻 깊은 행사에 참석해 공연까지 펼쳤다는 것이 너무나도 벅차다”고 뿌듯해했다.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100년 전 일제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내던진 채 애국정신으로 똘똘 뭉친 순국선열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번영된 사회를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며 “국민이 한마음 한 뜻으로 합심해 선배들처럼 올바른 역사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유성장터 만세운동은 1919년 일제강점기 이상수·이권수 형제가 3월 16일 유성시장에서 작은 국기를 장꾼들에게 나눠주며 일장연설과 함께 300여 명의 군중들과 태극기를 흔들며 행진한 역사적 사건이다.
신익규 수습기자 sig260@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