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한 봄날, 주말이면 근교에 꽃구경과 등산을 즐기는 인파가 늘어났다.
즐거운 나들이를 떠나보면 막걸리 등 음주를 곁들이는 흥겨운 식사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국의 알코올 소비량은 아시아국가 중 최고 수준이며, 아직도 술을 마시는 행위에 대해 관대하고 또 ‘술을 권하는 분위기가 곧 훈훈한 것’이라는 생각이 만연해 있다.
즐거운 자리에는 술을 필참해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행위는 여전히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소통수단으로 작용하며, 많은 질병 부담을 일으키는 만큼 이에 대한 현실적인 건강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ㅤ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건 통계에 따르면 매년 세계적으로 300만 명이 알코올로 인해 사망한다. 한국의 경우는 2017년 한해에만 알코올 관련 사망자수가 4809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늘어났다.
국제 암연구 기관(IARC)은 알코올음료를 간염바이러스, 석면, 라돈 및 흡연 등과 같은 1급 발암물질로 선정했고 유방암, 대장암, 후두암, 식도암, 구강암, 간암 등의 원인이며 췌장암의 발암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 한 사람이 10년간 하루 30g 이상의 알코올을 매일 섭취할 경우 간경변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며 평소 남들에 비해 과음하는 사람은 간경변에 걸릴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지게 된다. 이는 사람이 평생에 걸쳐 일정수준 이상의 알코올 총량을 섭취할 경우 간이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크게 알코올성 지방간이나 간경변과 같은 비전염성질환과 B형간염, C형간염과 같은 전염성 질환의 두 부분으로 나뉜다. 후자의 경우 음주 후에 이어지는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간접적인 결과가 대부분이며 전자의 경우는 음주가 간에 직접적으로 손상을 주는 것이다. 알코올이 체내에 들어오면 위 점막과 간에 존재하는 효소들이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이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acetaldehyde)라는 물질이 부분적으로 간세포 손상을 일으키고 그와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생화학적, 유전적, 세포 및 면역적인 복잡한 측면들이 간세포 손상을 유발하게 된다.ㅤ
만성적 음주는 간 내 지방 축적과 함께 염증을 유발해 대다수가 가장 먼저 지방간이 된다. 술을 오랫동안 마시는 사람들의 대부분(90% 이상)이 알코올성 지방간이 되는데, 간 무게의 5% 이상의 지방이 쌓일 경우 지방간이라 한다. 지방간이 있는 상태에서 지속적인 음주를 할 경우 점차 간세포가 섬유화 되는 단계로 접어들게 되며 이것이 바로 간경변이다. 지방간 및 지방간염의 경우 절제된 생활 관리와 치료에 따라 다시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는 가역적 상태이다. 하지만 간경변 단계에 이르면 간세포 자체가 이미 섬유화된 상태기 때문에 회복 불가능한 비가역적 상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건강검진 상에서 지방간이 발견되었다면 그때부터 미리 식단 조절, 운동 등의 건강관리와 함께 음주 습관 조절에 힘써야 한다.ㅤ
알코올성 간질환의 가장 좋은 예방법은 절대적 금주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장기간 꾸준히 금주한다는 것은 실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보다 현실적인 예방법이 필요하다. 술자리에서는 안주를 적당히 먹되, 간세포 재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단백질이 풍부한 생선, 계란, 두부 등이 좋으며 육류에 많은 포화지방산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으며 굽거나 튀긴 고기보다는 삶은 수육이 더 좋다. 과음을 부르는 요인인 '원샷 강요하기'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 술을 줄일 수 없다면 안주라도 건강하게 선택해야 한다.
또 평소에도 균형 잡힌 식단 관리와 규칙적인 식사습관을 통해 몸에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영양이 부족한 상태에서 과량의 음주를 하게 되면 술이 간에 미치는 손상이 더 커진다. 설탕 및 과도한 칼로리 섭취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에도 간세포 섬유화를 촉진해 간 건강에 악영향을 주므로 평소에 건강한 식단을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ㅤ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전형준 교수는 “둔산한방병원에서 사용하는 만성간염, 간경변 및 알코올성 간질환에 사용하는 청간플러스는 알코올 섭취로 인해 높아진 간수치를 낮추고, 간세포 내에 축적된 섬유성 물질 및 염증 물질을 제거하며 간세포의 산화 손상을 유발하게 만드는 유전자의 발현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등 음주가 유발하는 간세포 손상으로부터 간을 보호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잦은 술자리 약속을 앞두고 이러한 약물치료와 함께 운동, 식단관리 등의 평소 생활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비교적 효과적인 대비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동시에 술을 마구잡이로 마시는 분위기는 자제하고 나 자신의 평소 음주습관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도움말=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전형준 교수
정리=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정리=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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