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쓸까? 말하기와 글쓰기 요령에 대한 평소의 생각과 경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여기서는 소설이나 시 같은 문학적 글쓰기보다는 수필이나 연설문 같은 실용적 글쓰기(말하기)에 해당된다 하겠다.
1. 잘해야겠다는 욕심부터 버려라. 야구선수가 공을 잘 던지려면 어깨 힘부터 빼야 하듯 좋은 말(글)을 하려면 잘해야겠다는 욕심부터 버려야 한다. 지나친 욕심은 도리어 말(글)을 망치게 한다.
2. 무엇을 말하고 쓸까를 고민하라. 말하기(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어떻게 멋있게 말하고 멋있게 쓸까를 욕심내기 때문이다. 말하기(글쓰기)의 핵심은 표현이 아니라 내용이다. 그러므로 말하고 글 쓰는 사람에게 있어서의 고민은 ‘어떻게 멋있게 말하고 쓸까’가 아니라 ‘무엇을 말하고 쓸 것인가’이어야 한다.
3. 진정성 있게 말하고 써라.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이 노래를 부르는 데 있어서 부모에 대한 진심이면 된다. 음정·박자가 좀 틀렸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말(글)도 마찬가지다. 말이나 글의 감동은 진심 즉 진정성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진정성 없는 말(글)은 아무리 그 표현이 좋아도 감동을 주지 못하고 설득력이 없다. 말(글)의 생명은 진정성인 것이다.
4.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해 보라. 특히 말하기(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어떤 콘텐츠를 가지고 연습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우선은 자신에 대한 소개말, 성공담이나 경험담과 같은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소재로 하면 좋을 것이다. 자기에 관한 이야기니까 어느 소재보다 말하고 쓰기에 자신이 있고 진정성이 있게 된다. 그러므로 평소 자신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스토리라이팅(Storywriting) 하는 연습을 해두면 좋을 것이다.
5. 공감의 말(글)이 되도록 하라. 사람의 마음을 열리게 하고 사로잡게 하는 그 실마리는 공감이라 하겠다. 사람들을 공감시키지 못하는 말(글)은 메아리 없는 말(글)이다. 때문에 말(글)을 할 때는 자신의 입장 아니라 듣고 읽는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자칫 자기주장이 지나치면 공감 받지 못하는 자기만의 말(글)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6. 쉽고 단순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표현하라. 말하기(글쓰기)의 표현기법에 있어서 어렵고 복잡한 내용일수록 쉽고 단순하게 표현하도록 해야 한다. 전문용어나 한자어도 쉽게 풀어서 말하고 쓰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는 듯한 오만함으로 보이게 된다. 말이나 글은 누가 보아도 겸손해야 한다.
7. 기억에 남을 만한 감동적 메시지를 넣어라. 아무리 좋은 내용의 말(글)도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마음을 사로잡는 결정적인 메시지다. 이승만 대통령의 그 많은 연설내용 중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습니다.’라는 메시지만 우리들은 기억하고 있다. 이처럼 말(글) 속에는 반드시 기억에 남을 만한 감동적인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게 표현되어야 한다.
8. 유머를 사용하라. 말(글)에서 유머는 지루함을 막고 집중도를 유지시키는 최고의 특효약이다. 그러므로 말(글)의 중간 중간에 유머를 집어넣어 집중도를 유지시키도록 하여야 한다.
9. 첫마디와 맺는 마디를 인상 깊게 하라. 첫인상이 그 사람을 평가하듯이 말(글)의 성패는 첫마디, 첫 문장에서 판가름 난다. 그러므로 첫마디, 첫 문장은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표현이어야 한다. 또한 끝맺음의 말(글)은 독자나 청중에게 남기는 마지막 인사이다. 그러므로 깊은 여운을 남길 수 있는 표현이 되어야 한다.
10. 여러 번 고치고 또 고쳐라. 그리고 소리 내어 읽어보라. 헤밍웨이는‘노인과 바다’를 무려 400여 회나 고쳐썼다고 한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일수록 실제 쓰는 시간보다 고치는 시간이 더 길다고 한다. 그러므로 글은 고칠 때부터 본격적인 글쓰기가 시작되는 것이라 하겠다. 자기가 쓴 글은 곧바로 고치려 하지 말고 충분히 뜸을 들인 후 청중이나 독자의 눈으로 다시 보아야 한다. 그러면 반드시 잘못된 부분이 눈에 보이게 된다. 이렇게 하여 고치고 또 고쳐야 한다. 끝으로 중요한 것은 다 고친 글이나 연설문은 소리 내어 읽어 보는 것이다. 소리 내어 읽었을 때 운율이 맞으면 비교적 잘 된 글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 이렇게 고치고 고쳐서 이제 괜찮게 된 글인 줄 알고 출간하였는데 다시 보니 부끄러움뿐이다. 언제나 괜찮게 된 글을 쓸 수 있을까?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