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 기안의 퇴폐적인 '놀이'

기안과 사적 공무 관계를 맺은 자가 자그마치 370명 정도였다는데, 이들 중에는 몇몇의 여인들도 소속돼 있었다. 이들은 대공의 기분상태에 따라 퇴폐적인 놀이에 참여했는데, 이들의 선발 조건은 참 다양하다고 앞에서도 약간 밝혔다.

일단 아름다워야 하고, 젊어야 하고, 성적인 매력을 풍겨야 했는데, 더 중요한 것은 대공 기안이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자세가 된 자들이어야만 했다. 당시의 이 370명 중에는 진짜 호머도 있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단 먹고 살기 위해서나, 학생들로서 돈을 벌 목적으로 이런 그룹에 들어온 이들도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린 교수가 위에서 독일의 대학생들이 구걸을 할 정도로 가난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을 보면 말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그와 즐긴 이런 젊은이들에게 때때로 마음 내키면 귀족 칭호도 내려 주었고, 때론 장관직에 임명하기도 했단다.

그의 시종 다미와 두 명의 다른 시종들이 하는 일은 여전했다. 특별히 가장 가난한 동네를 찾아가서는 대공의 입맛에 맞는 미청년들을 찾아 내는 업무에 계속 열을 내고 있었다. 만약에 이들이 이런 곳에서 아주 매력적인 젊은이를 그곳에서 찾아내 기안에게 대령하면, 대공의 욕정은 절정에 다다랐다고.

어느 날 대공은 한 이발사를 사귀게 되었는데, 그에게는 이미 약혼녀가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상관없이 그는 이 남녀들을 궁정으로 초대해서는 성적인 희롱을 하더니 이 남녀 둘이 그 앞에서 성관계를 하게끔 하고선, 이 장면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했단다.

아주 건장한 체격을 가진 직업이 '곰조종사'인 미하엘 헨즈케믹(Michael Henzchemic) 얘기도 남아있다. 어느 날 한밤중에 대공 기안은 이 미하엘을 그리워하는 욕정이 일어났다.

그 역시 이 370명의 그룹에 속하는 이였는데, 그의 시종들이 급하게 그를 찾아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술이 잔뜩 취한 상태였다. 그래도 하인들이 대공을 위해 그를 궁정에 데리고 왔다. 그는 대공 기안과 다시 와인을 마셔댔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대공이 이 곰조종사를 덮쳤다. 이 때 미하엘이 대공 기안을 주먹으로 쳤다. 놀란 대공이 소리를 지를 때 까지.

물론 미하엘이 맨정신이 아닌 술에 잔뜩 취해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보니 이런 주먹질이 가능했을 거다. 이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공 기안은 미하엘에 대해 벌을 내리지 않았다. 사실 이런 방자스러운 술자리는 그의 침실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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