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은 명예기자) 매의 육추
-멸종위기 야생생물1급, 천연기념물 제323-7호

육추하는 매 / 정상은 명예기자 crow9907@naver.com

까망 정상은 명예기자가 보는 세상

매(학명:Falco peregrinus )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천연기념물 제323-7호 타이틀만 들어도 귀한 몸인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매는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고 연중 내내 볼 수 있는 텃새이지만 서식지와 개체수가 워낙 적어서 쉽게 볼 수 없다.

매는 높은 절벽이 많은 산악과 계곡, 해안선을 따라서 주로 살고, 특히 철새들의 이동 통로에 둥지를 틀고 이동하는 철새들을 사냥한다.

매가 사냥할때의 순간 속도는 시속 300Km가 넘는 지구상의 동물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다.

내가 촬영한 매는 제주도에서 서식하고 있다.

조류촬영작가인 후배가 며칠전부터 육추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마음이 들떠 특별휴가를 내고 다음날 후배와 함께 저녁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늦은 밤 10시 넘어 제주공항에 도착하여 렌트카를 찾고 숙소에 도착하니 12시 다 되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날씨도 좋았지만 그믐때라 달빛도 없어 별들이 총총히 빛나고 있었다.
마침 숙소 옆이 바로 남동쪽을 바라보는 바닷가였다.

저 멀리서 은하수가 올라오면서 나한테 인사를 하듯 밝게 보였다.
언제 또 올지 몰라 카메라를 꺼내어 몇장 담고 보니 2시가 넘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잠을 청한지 1시간 넘었을까...후배가 잠을 깨운다.
마지못해 일어나 샤워를 하고 정신차려 짐을 꾸려 매를 촬영하러 숙소에서 나왔다.

저 멀리 주차장에 차가 한대 들어오고 있는 모습에 후배가 한마디 한다.
"형님 빨리 걸음을 걸으시죠...잘못하면 촬영포인트 뺏길 것 같습니다"하면서 걸을을 세차게 걷기 시작했다.

이유도 모른채 잰걸음을 걸으며 촬영포인트에 도착하니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촬영 할 수 있는 위치가 매우 위험하고 협소하여 2명정도만 촬영 할 수 있는 절벽이었기 때문이었다.
한발만 더 나가면 20미터 수직 낭떨어지이다.

짐을 놓고 카메라 삼각대를 놓자 마자 인기척이 들린다.
"아이고 한발 늦었네...앞서 가는 사람들이 불안했었는데 ㅎㅎ"
우리보다 간발의 차이로 늦게 도착한 2명의 작가들이 하는 얘기가 들린다.

속으로 안도의 한숨과 더불어 약간 연민의 정이 느껴졌다.

5시가 넘으니 앞이 서서히 밝아오고 있었다.
바로 30미터도 안돼는 매의 둥지에서 움직임이 느껴졌다.

해가 뜨기전에 매가 기상을 한 것 같았다.
밤새 추울까봐 품속에서 새끼들을 품고 있으니 몸이 뒤뜰렸는지 스트레칭을 하는 것 같았다.

수컷이 순식간에 먹이를 주고 왔다 갔다.
촬나의 순간에 벌어진 일이라 셔터도 못누르고 구경만 했다.
허탈한 마음도 잠시 암컷이 새끼들이 먹기 좋게 잘게 찢어 입에 넣는 모습을 담기 바빳다.

먹이를 먹고 새끼들은 또 다시 잠을 청한다.
그렇게 2시간이 흘렀을까 암컷이 울기 시작한다.

수컷에게 먹이를 빨리 갖고 오라는 꾸짖음 같았다.

또 시간이 30분이 지나니 암컷이 직접 날아 올랐다.

바다 한가운데서 수컷이 암컷에게 먹이를 공중에서 전달하였다.
어~하면서 멍청히 바라만 보기만 했다.
나무사이로 보았기 때문에 촬영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가져온 먹이는 작은 새였기에 새끼들의 먹성에는 양이 차지 않았다.
암컷은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수컷에게 먹이를 빨리 갖고 오라고 소리를 친다.
내가 수컷이 된 것 같은 심정을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ㅎㅎ

수컷이 둥지로 먹이를 직접 갖고 오는 모습을 기대하며 저녁 5시 넘어까지 기다렸는데,
오지를 않았다 암컷이 둥지를 벗어나 먹이를 갖고 오는 것을 보니 둥지 멀리서 먹이를 전달하는 것 같다.

이곳에 오면서 생각했던 장면을 담지는 못했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자리를 벗어나야했다.
저녁 9시15분 비행기를 타려면 6시에는 이곳에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쉽지가 않았지만 그래도 매의 모습을 담았다는 것에 만족하며,
또 다음 기회가 온다면 그때는 생각했던 장면들이 담아지길 희망해 본다.

1박2일 제주도 매 촬영에 대한 이야기를 두서없이 마무리 해본다.

- 까망 / 정상은 명예기자 crow9907@naver.com

육추하는 매 / 정상은 명예기자 crow9907@naver.com
육추하는 매 / 정상은 명예기자 crow9907@naver.com
육추하는 매 / 정상은 명예기자 crow9907@naver.com
육추하는 매 / 정상은 명예기자 crow9907@naver.com
매 / 정상은 명예기자 crow9907@naver.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