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공동체연구원장, 한밭대 교수

 

세계적 부자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구글 등 IT업계가 휩쓸고 있다, 정보화 시대를 거치면서 부자의 순위가 제조업, 유통업에서 정보 업종으로 변화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IT업계가 주도하고 있다. 지금 혁명처럼 다가오는 4차산업 시대는 어떤 산업이 주도할 것인가? 당연히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사이버산업이다. 반도체, IoT, 로봇,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스마트 가전 등 ICT 산업이 주도할 것이고, 그 중심에 이를 운용하는 SW(소프트웨어)가 있다.

사이버 세계에서 펼쳐지는 광경은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뒤범벅이 되어 지금의 현실 세계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세상의 주인공이 사람인지 로봇인지 구분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한 4차산업 시대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로봇과도 소통해야 한다. 로봇과 소통하는 도구는 당연히 SW가 될 것이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컴퓨터가 이해하는 언어와 문법으로 표현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일련의 과정인 코딩(Coding)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세계 각국은 코딩교육 열풍이다. MS와 애플, 구글, 페이스북의 나라 미국에서는 대통령까지 나서 코딩 교육에 국가의 미래를 걸고 있는 상황으로 초·중·고에 코딩 교육을 확산시키고 있다. 영국은 2014년을 ‘The Year of Code’로 지정하고, 5~14세를 대상으로 코딩 및 프로그래밍을 교육하기 위하여 필수 과목이었던 기존의 ICT 활용 교과를 ‘컴퓨터 과학’으로 개편하여 교육하고 있다. 중국도 이미 2001년도부터 ‘정보기술’ 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여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까지 140시간 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IT강국이라고 자부하는 한국은 어떤가? 우리나라의 SW 융합능력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초등학교 5-6학년의 시범교육을 시작으로 금년부터 중학교 1학년에 의무적으로 코딩교육을 시작하였다. 우리나라 코딩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첫째, 시기적으로도 너무 늦지만 준비는 더욱 미흡하다.

둘째, 전문교사가 절대 부족하다. 시범 시행학교의 경우에도 절반수준만 정보교사가 확보된 상태로 출발했고, 일반교사가 연수교육을 이수하여 가르치는 수준이다.

셋째, 코딩 교재 및 교구도 부족하다. 미국의 MIT대학 미디어그룹이 개발하여 공짜로 제공하는 블록형 언어인 ‘스크래치’를 주로 사용하며, Naver그룹이 스크래치를 기반으로 초등학교 교과내용에 맞춰 교재로 개발한 ‘엔트리’가 사용되고 있는 수준이다. 또 고등학교에서는 블록언어 개념을 살리며 문자어(Text) 기반 고급언어를 연계할 수 있도록 국내 정보교사들이 개발한 플레이봇(playbot)이 정보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다. 정보강국의 산업규모나 이미지에 맞지 않은 기술적 수준이다. 또 물리적 로봇 기반의 교구들도 있으나 대부분 중국의 주입식 교육방식을 모방한 것이다.

넷째, 사교육 시장의 과열이 우려된다. 코딩교육에 대한 공교육이 미흡한 상황이라서 사교육시장은 열풍이 불고 있다. 앞으로 코딩 교육을 필수 교과로 지정하고, 그 성적을 대학 입시와 연계한다면 머지않아 대입의 주요교과도 ‘국·영·수·코’가 될 전망이다. 교사의 전문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학입시와 연계되고 사교육 중심으로 흘러가면 창의성을 중시하는 코딩교육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

미래산업사회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코딩교육에 대한 정부차원의 보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그동안 초중고의 교재는 교육부가 국정이나 검인정 교과서로 개발을 주도해 왔으나 코딩교육은 대부분 과기정통부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루빨리 교육부가 나서서 초·중등학교는 물론 대학의 코딩교육 시설 인프라를 확충하고, 한국형 코딩교육 플랫폼을 개발하며, SW인력을 양성하여 4차산업 사회를 선도해야 한다. 교육도 산업이다. 코딩교육의 대국민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교육이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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