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전충남지역본부가 지난 1일부로 출범 7개월을 맞았지만 마케팅 실력과 실적은 신통치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지난해 10월 1일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해 출범한 LH 대전충남지역본부는 출범 당시 유동성 개선을 위해 미분양 땅과 주택을 파는 데 최우선 순위를 뒀다.그러나 통합공사 출범 후 최근까지 대전 도안신도시에 공급한 임대 및 분양아파트 입주자 모집을 빼고는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했다.LH 대전충남지역본부가 극도로 침체된 지역 건설경기 시장에 그나마 온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던 업계의 바람과 달리 LH 대전충남지역본부마저 성장이 둔화돼 연관 산업에 미치는 파장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출범 초 도안신도시 아파트공급서 선전LH 출범 초기 지역 민간건설업계는 주택시장 침체와 더불어 공공시장에서의 수주난까지 맞물려 고군분투하는 상황이었다.이런 가운데 LH 대전충남지역본부가 대전 도안신도시에 공급한 임대 및 분양아파트 입주자 모집에서 예상외로 높은 청약률을 보였다.LH 대전충남지역본부 공식 출범(2009년 10월 5일) 직전 대한주택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가 도안지구 12블록에 ‘휴먼시아 하트’ 1056세대에 대한 1, 2, 3순위와 무순위 청약접수 결과, 870명이 청약했다.청약률 82.3%는 다른 아파트분양단지의 평균청약률이 50% 미만인 것을 감안해 볼 때 높은 인기를 반영한 것이다.또 무주택 대전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청약접수를 받은 도안신도시 10블록 국민임대아파트 역시 총 공급호수 1647세대 가운데 1243명이 접수를 마쳐 평균접수율 75.4%를 기록했다.이에 힘입어 4월 도안신도시 4블록과 6블록 단지 내 상가분양에서도 분양률 100%를 기록했다.◇마케팅 실적 저조LH 대전충남지역본부는 출범 이후 줄곧 미분양 물량 해소에 '올인'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주택판매와 택지판매에 있어선 ‘답답하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실제 LH 대전충남지역본부가 대전시 목동에 짓고 있는 ‘휴먼시아’ 분양 704가구, 임대 100가구를 공급했으나 지금까지 10%대의 분양률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LH 대전충남지역본부는 한때 목동 휴먼시아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수요가 많은 5년 공공임대 전환을 검토하다 반발에 부딪혀 임대전환을 포기했다.또 LH 대전충남지역본부는 2008년 11월부터 수차례 입찰을 실시한 도안신도시 2블록(5만 7973㎡·총 분양가 1026억 1221만 원) 아파트용지 또한 매입에 나서는 업체가 한 곳도 없다. 또 도안신도시 17-2블록 공동주택용지 5만 8575㎡에 대한 분양신청을 수차례 접수했으나 신청업체가 없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전∼당진 고속도로 개통과 당진석문산업단지 조성 등의 개발호재로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땅값 상승률이 높은 당진지역 아파트용지 분양도 시원찮다.LH 대전충남지역본부는 2009년 11월 당진 대덕 수청지구 아파트용지 5필지 분양에 나섰으나 1필지만 파는데 그쳤고, 올 1월 당진석문국가산업단지 내 60∼85㎡, 85㎡ 초과 아파트용지 7필지에 대한 분양에서도 분양률 0%를 기록했다.당진 대덕수청지구 아파트용지의 경우 A2-1필지(1만 1253㎡·예정가격 145억 7000여만 원)만 양우건설이 분양받았다.사정이 이렇자 LH 대전충남지역본부는 당진 석문산업단지의 아파트 용지 1필지만이라도 공사대금 중 일부를 공동주택 용지로 현물지급하는 대행개발 입찰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대행개발로 미분양 용지 끼워팔기 업체 “불만”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LH 대전충남지역본부는 지난해 6월 ‘대전도안지구 동서대로 개설공사 대행개발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 업체들로부터 미분양된 도안신도시 17블록 아파트 용지를 끼워 파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대행개발은 공사대금 50%는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50%는 토지(도안신도시 17블록·1899억원)로 주는 방식이다. 즉 공사비 50%를 제외한 금액은 시공사가 부담해야 한다. ◇대덕연구개발특구 1단계 죽동지구 공동주택용지 3필지 신청업체 없어LH 대전충남지역본부가 지난달 22일부터 분양에 들어갔던 대덕연구개발특구 1단계 지역의 생산 및 연구시설 용지에 대한 분양도 저조했다.신규 분양 물량인 방현, 신성, 죽동지구의 생산용지 4필지 4만635㎡는 낙찰자가 한 필지도 없었고, 연구시설용지 2필지 2만8882㎡도 1필지 1만4644㎡만 분양에 성공했다.지난해 연말 매매예약 공급에서 미분양돼 수의계약에 들어간 21필지 21만㎡ 가운데서도 4필지 4만4㎡만 계약이 성사됐다.LH 대전충남지역본부는 지난달 대덕연구개발특구 1단계 죽동지구 내 공동주택용지 3필지를 공급하기로 하고 같은달 29~30일 매입신청서를 접수했으나 관심을 갖는 업체가 없었다.◇소극적 마케팅 이제는 안된다 이처럼 미분양이 속출한 것은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민간건설업체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탓도 있지만 우선 택지비가 너무 비싸다는 게 업계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업계 관계자는 “도안신도시 2블록과 17-2블록 아파트용지의 경우 LH 측에서 신규 주택사업을 꺼리는 업계의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처음 책정한 택지비를 고수하고 있어 업계에서 비싸다는 말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LH 대전충남지역본부 측이 건설경기가 되살아나면 자연스럽게 판매율도 올라갈 것이라는 낙관론을 견지하면서 판매마케팅을 민간처럼 공세적으로 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LH 대전충남본부 견실한 사업 수행으로 지역 건설경제 견인해야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LH 대전충남지역본부의 성장 둔화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이다. 건설업은 지역경제 발전에 있어 엔진과도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LH 대전충남지역본부 사업 부문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발로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민간건설 부문의 회복세는 오히려 악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LH 대전충남지역본부의 견실한 사업 수행을 위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건설업체 관계자 “현재 LH 대전충남본부가 지역 개발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사업이 원활하지 않으면 연관산업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