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자선교회이사장
현재 대통령은 혼란과 갈등이 뒤엉킨 상황에서 식물 대통령처럼 되어버렸다. 보필하는 청와대 참모진과 여·야 국회의원들과 각 부처 장·차관들은 팀 리더십을 발휘하여 국가를 운영해야겠다.
지진피해나 북한 김정은의 위협 및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등 국내외 정치상황이 예측불허인 위기에 대응하는 해결책을 마련하고 추진하려면 하루가 30시간이라도 부족할 것이다.
이런 때 한(漢)나라 高祖인 유방(劉邦·247-195 BC)이 어떻게 국정 운영의 모범을 보였는가 살펴보고자 한다. ①임용삼걸(任用三傑) : 유방이 천하를 평정한 다음 낙양의 남궁(南宮)에서 주연을 베풀며 모든 신하들에게 물었다. “내가 천하를 얻은 이유는 무엇이고 항우가 천하를 잃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누구든지 나와서 말해보시오.” 이 때 고기(高起)와 왕릉(王陵)이 이렇게 말했다. “폐하께서는 군대를 풀어 성을 함락하고 적지를 점령했을 때마다 유공자에게 후한 포상을 내리고 그 이익을 함께 나누어 향유하셨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힘을 다하여 싸우고 공을 세우려 했습니다.
그러나 항우는 현자와 유능한 인재를 질투하고 승전 후에도 남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고 토지를 얻어도 그 이익을 함께 나누지 않았기 때문에 천하를 잃었습니다.” 그에 대해 한고조(漢高祖) 유방(劉邦)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입니다. 장막 안에서 작전 계획을 세우고 천 리 밖에서도 이미 승리를 결정짓는 일에 관해서는 내가 장량(張良)만 못합니다. 나라를 안정시키고 백성을 위로하며 군량을 충분히 공급하는 일에 관해서는 내가 소하(蕭何)보다 못합니다. 백만 대군을 지휘하여 싸울 때마다 승리를 거두는 일에 관해서는 내가 한신(韓信)보다 못합니다. 그러나 나는 이 탁월한 인재 세 명을 활용할 줄 알았기 때문에 천하를 얻은 것입니다.
반면에 항우는 범증(范增) 같은 인재 한 명마저도 제대로 중용하지 못해서 마지막에는 나에게 잡힐 정도의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 말에 모든 신하들이 머리를 숙이고 기꺼이 동의·승복했다. ②입관약법(入關約法) : 한고조 유방은 패공(沛公)이던 시절 즉 기원전 206년에 10만 군대를 이끌고 함곡관(咸谷關)에 진입하여 진(秦)나라의 수도 함양(咸陽)을 점령했다.
그러나 당시 초패왕(楚覇王) 항우(項羽)도 40만 대군을 이끌고 함양을 향해 진격해 오고 있었기 때문에 유방은 그를 상대하여 또 한 번 전쟁을 치러야 할 형편이었다. 원래 주색을 즐기는 평민 건달에서 출발한 유방은 새로 점령한 진나라 궁중에 머물고 싶었지만 민심을 얻는 것이 급선무라고 일러주는 번쾌(樊?)와 장량(張良)의 충언을 받아들여 함양(咸陽)을 떠나 패상(覇上)이란 곳에 진지를 구축했다.
그리고 함양 일대의 모든 원로 어른들과 그 지역 호걸들을 불러 모은 뒤 이렇게 말했다. “원로 여러분, 지역 지도자 여러분, 우리는 진나라의 가혹한 법률 아래 너무 오랫동안 시달려 왔습니다. 조정을 비판하는 자는 멸족을 당하고 길에서 두 명 이상이 모여 잡담을 하면 참수하는 것이 진나라의 법이었습니다. 이제 내가 관중의 왕이 된 오늘부터 나는 법을 세 가지만 정하겠습니다.
①살인자는 사형에 처한다. ②남을 상해한 자나 ③도둑질을 한 자는 법에 따라 처벌한다. 이 세 가지 이외의 가혹한 진나라 법은 모두 폐지합니다.” 그는 진나라 관리들과 함께 자기 부하들을 전국 각지에 보내 이 약법삼장(約法三章)을 널리 알리게 했다.
함양 주변인 관중(關中) 지방의 백성들은 몹시 기뻐하였다. 백성들은 소와 양을 잡고 술을 마련하여 유방의 군대를 위로하며 환영했다. 그들은 패공(沛公) 유방이 진나라를 이어받는 군주가 되지 못할까봐 오히려 걱정하게 되었다. 유방보다 한발 늦게 함양에 진입한 항우는 자신이 세웠던 의제(義帝)를 죽이고 진나라의 포로 10만 명도 살해했으며 함양의 궁궐도 불태워버렸다.
그러자 민심이 돌아섰다. 결국 초한(楚漢) 전쟁에서 항우는 유방에게 패하고 말았다, 이런 통치 방법은 중국에서 국민당 정부(장개석)가 공산당 정부(모택동)에게 패하게 된 원인에도 똑같이 적용되었다. 국민당 군대는 곳곳에서 민간들을 함부로 대하고 약탈, 성폭행 등을 자행했으나 공산당 군대는 민폐를 끼치지 못하게 하고 남·여 화장실을 격리시켜 남·여가 만나는 기회를 차단했다.
오늘날은 감정 규제와 국민 생활을 옥죄는 각종 법을 앞세우는 정당보다 정직함으로 인심을 얻고 모든 일에 공의가 하수같이 통하며 겸손한 자세로 절제하며 노력하는 정당이 정권을 갖게 될 것이다. 민심이 천심이라. 정당이나 지도자들은 응당 할 일을 안 하면 응당 안 할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도 유방이 항우를 이긴 비결을 배워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