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악재에 안전자산 선호/금사재기 현상도 곳곳서 나타나/금펀드도 인기지만 자금 유출중
금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의 격화, 한일 경제 갈등 등 대외요소와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거다.
1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금 g당 가격은 5만 9550원으로 전일 대비 0.54%올랐다. 금 가격의 고공 행진은 이달만의 기현상이 아니다. 4월 이후 우상향을 보이던 금값은 지난 2일 5만 5410원으로 시작해 이달 들어 6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대전지역 금값도 상승 중이다. 3.75g 당 22만 5510원으로 1년 전 보다 23%, 한 달 전보다 3.8%로 올랐다.
금 값 상승에 맞물려 금 사재기 현상도 보이고 있고 금 펀드 역시 꾸준히 오르고 있다. 국민·우리·하나·농협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3월 34억 5000만 원에서 4월 87억 7300만 원, 5월 171억 9600만 원으로 매달 두 배 가량 급증했다. 국내 설정된 금 펀드 수익률도 크게 올랐다. 국내 12개 금 펀드의 상승률이 연초에 비해 19% 이상 올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이 안전자산이라고 해도 가격변동성을 고려하면 현 상황에서 금 투자를 새로 시작하는 데엔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미 대외 이슈 등으로 가격이 급등한 상황이라는 거다. 현물 금 가격은 진정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금 펀드 투자자들이 매도세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전문업체 관계자는 “선반영된 이슈들로 금값이 오를 대로 오른 상태다. 경기 침체 이슈가 있을 때마다 금 사재기, 금 펀드 투자들이 유행을 끌지만 시기를 잘못 택해 실제 수익률이 낮은 경우가 많다”며 “더 오를 수 있는 요인이 적은 현재보다 다소 상황이 누그러졌을 때 투자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투자자들이 최근 금 펀드에서 발길을 돌리는 것도 불안 요소다. 금 펀드에서 최근 3개월간 480억 원이 빠져나가는 등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금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보다 직접 거래소를 통한 금 매입이 수수료 등에서 부담이 덜 하다는 점도 한 몫한다. 올 초 금 펀드에 가입한 이 모(27·여·대전 둔산동) 씨는 “지금이 팔 때라는 권유에 의해 펀드를 해지하려고 한다. 투자금액에서 1%정도의 수수료와 소득세도 부과되다보니 만약 다음에 금 투자를 할 생각이 있다면 펀드보다는 직접 금 매매를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송승기 기자 ssk@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