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제에서 신용점수제로 변환
1000점 만점 적용… 등급 간 세분화
7등급 상위 제1금융 이용 가능해져
#. 신용점수가 664점인 A(62·대전 목동) 씨는 신용등급이 7등급(600~664점)에 해당한다. 1점이 부족해 6등급으로 올라가지 못한 A 씨는 그동안 시중은행 대출을 신청하면 거절되거나 대출금이 대폭 낮아졌었다.
A 씨처럼 신용평점이 신용등급 구간에 걸친 소비자들이 대출심사 등에서 불이익을 보는 사례가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현재 시중은행에만 적용되고 있는 신용점수제가 내년부터는 전 금융권에 도입되면서다. ‘문턱 효과’로 작은 점수 차이로 낮은 신용등급을 받아 높은 금리를 적용받았던 소비자들은 점수에 따라 보다 세분화된 금리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년 예정된 신용점수제 전 금융권 확대 적용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신용등급 점수제 전환 전담팀’을 구성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월부터 개인신용등급을 점수제로 전환하기로 하고 자체 신용위험평가 역량이 높은 5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에 지난 1월부터 우선적으로 점수제를 시범 적용했다. 내년부터는 보험, 금융투자, 여신금융전문(카드, 캐피탈) 등 전 금융권으로 점수제가 확대된다.
이전 등급제에선 개인 신용을 10등급으로 분류해 등급 간 신용을 평가했었다. 이에 따라 일부 등급 간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이 대출심사나 금리 등에서 불이익을 받았다. 비슷한 신용점수임에도 단 몇 점 차이로 갈렸던 거다. 대표적으로 A 씨처럼 6등급 문턱에 막힌 7등급 상위층은 제1금융권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제2금융권을 이용해야 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신용점수제 전환에 따라 개인신용조회회사(CB사) 신용등급을 활용 중인 여신승인, 기한연장 심사, 금리결정 등이 유연화·세분화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새로 적용될 점수제는 1000점 만점에 1점 단위로 매겨져 보다 정밀하게 신용을 진단받을 수 있게 된다. 또 과거 신용등급이 일정 이상인 경우에만 금리 할인을 적용했던 것과는 달리 신용점수를 통해 이를 보다 세분화 시킬 수 있다는 게 금융위 측 설명이다. 이를 통해 약 240만 명의 금융소비자가 연 1% 포인트 수준의 금리절감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담팀은 점수제 전환 세부 방안을 논의해 마련할 예정이다.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마련된 금융 관련 법령과 서민금융상품, 공공기관 업무규정 등 개정 방안을 마련하고, 점수제 전환에 따라 대출 승인 여부 예측이 어려워지는 점도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송승기 기자 ssk@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