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경색에 자금난…인건비 주기도 팍팍
‘기술 개발’에 총력…개발부터 생산까지 한 번에
어느덧 글로벌 기술력…“국민 건강에 도움됐으면”

정부는 지난 5월 22일 충북 오송에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 세계시장 점유율 3배 확대, 수출 500억 달러 달성, 일자리 30만 개 창출 등 바이오헬스 투자를 공언했다.
 
골자는 수출 확대를 통한 경제활력 제고 및 일자리 창출, 혁신적 신약·의료기기·치료기술 개발을 통한 희귀난치질환 극복 및 국민의 생명·건강 보장이다. 4차 산업혁명에 있어 의약품·의료기기 등 바이오헬스 산업은 미래 성장가능성과 고용 효과가 크고 국민 건강에도 이바지하는 유망 신산업으로 꼽힌다. 그렇지만 지금껏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출연연의 우수한 연구 성과가 사업화로 이어지기까지 한계가 있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매년 적게는 수백개, 많게는 수천개의 연구 성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말이다. 우수한 연구 성과를 사업화할 수 있는 벤처 기업의 기술력이 부족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정부의 글로벌 수준 바이오헬스 육성 정책 추진에 더해 지역 내에서의 뜨거운 움직임이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2000년 대덕특구 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기술을 기반으로 바이오 전문 벤처 기업으로 설립된 데 이어 ‘폭풍 성장’을 통해 2015년 코스닥에 상장한 ㈜제노포커스와 같은 기업들이 세계에 국내 바이오 기술을 떨치면서다.
 
 
 
김의중 제노포커스 대표이사

#. 투자 경색(梗塞)에 자금난…인건비 주기도 벅차

김의중(47) 제노포커스 대표이사는 회사 창립 이듬해인 2001년 미국 9·11테러 당시의 어려움을 떠올렸다. 미국의 경직이 세계적인 경제 한파로 전이됐던 당시 말이다. 예상치 못한 위기였던만큼 제노포커스 또한 몸살을 앓을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었단다.

“9·11테러가 나면서 자금난이 왔고 한동안 벤처 투자가 경색되면서 제노포커스 뿐만 아니라 많은 벤처기업이 자금난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지금처럼 투자가 왕성했던 때가 아니었어요. 자금난으로 기술 개발에 한동안 차질이 있었습니다. 결국 income(수입)이 없다 보니 인건비조차 주기 버거웠죠.”

회사를 경영하는데 있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자금난에 흔들린 게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제노포커스가 버틸 수 있었던 건 자금 외적인 부분이 굳건했던 덕분이다. 우수한 인력들이 발휘하는 기술력을 시장 곳곳에서 인정받고 있었던 거다.

“창업 당시부터 제노포커스는 기술 벤처로서 나름 인지도가 있었죠. 직원의 약 절반이 박사급의 우수 인력이었으며 지역 내 KAIST, 충남대 등으로부터 인력을 수급받는 데에도 용이했습니다. 이외에도 출연연의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을 하다보니 우수한 기술은 물론 많은 지원 사업의 혜택을 받으며 버텨냈습니다.”

창립 2년차에 뿌리가 흔들릴만한 위기를 맞딱뜨렸음에도 제노포커스가 무너지지 않은 건 지역적인 이점을 한껏 활용한 놀라운 사업 수완과 함께 탄탄한 기술력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 예전같지 않은 우수 인력 확보…대안은 ‘기술력’

자금난도 버티게 한 힘이 인재였는데 작금의 상황은 편치 않다.

“우수한 인력 확보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KAIST를 졸업한 인력이 타 업계와 비교해선 여전히 많은 편이긴 하지만 점점 우수한 인력이 수도권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죠. 헤드급이 아니더라도 중간 관리 급에 우수한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생각만큼 채용이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제노포커스는 오로지 기술력과 비전을 갖고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전 내 우수한 인력이 수도권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건 이미 오래전부터 빚어진 현상이다. 중소기업보단 대기업을 선호하듯이, 많은 이들이 지역보단 수도권 내 기업을 꿈꾸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제노포커스는 본업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기술 성장으로 인한 회사 발전이 곧 우수 인력의 채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김 대표이사의 확고부동한 신념이 있는 한 말이다.

우수한 기술 개발의 원천은 출연연과의 교류에 있다. 제노포커스는 출연연의 기술을 바탕으로 창립된만큼 출연연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원천 기술을 출연연이 담당하고 있다면, 제노포커스는 실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식이다.

“생명연, 한국화학연구원 등 출연연과 공동 연구를 하고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2000년도 후반부턴 직접 제품을 만들고 있다 보니 2010년대 들어선 제품을 개발부터 생산까지 할 수 있는 기술패키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김 대표이사가 연구팀장의 직위에서 대표이사에 오른 지 어느덧 15년에 이르렀다. 이제 연구보단 회사 경영에 집중할만도하지만 여전히 연구에 대한 끈을 놓지 않는 건 그의 열정이 뜨겁게 살아 숨쉬고 있어서다.
 

 

#. 세계와 견줄만한 ‘기술력’…“국민 건강에 도움주길”

제노포커스의 사업 분야는 크게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산업용 특수 효소, 바이오 헬스케어로 나뉜다.

김 대표이사는 어느덧 제노포커스가 3단계 발전의 위치에 올라와있다고 강조한다. 1단계는 효소 개발, 2단계는 효소나 미생물을 가지고 바이오헬스케어 소재를 개발하는 것, 그리고 지금에와서 3단계인 바이오신약 개발에 발을 들였다는 것이다. 사업이 확장되면서 해외 수출 또한 늘고 있다.

“최근 해외 수출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유럽이나 미국 수출 등의 활로를 개척했으며 중국엔 자회사도 있습니다. 효소 개발로 볼 때는 글로벌 기술 수준에 못지 않지만 부족한 점 또한 짊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죠.”

제노포커스는 바이오신약과 효소나 미생물 발효 등을 통한 바이오헬스케어 소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의 환자 맞춤형 신약 개발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당면 과제이기 때문이다.

“바이오신약개발을 통해 사람들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했으면 좋겠습니다. 몸이 편치 않은 이들에게 안성맞춤의 약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예방이 최선의 치료이듯 사전에 병을 차단할 수 있는 신약 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시대적 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건 벤처 기업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유독 변화에 민감한 바이오 분야에선 더욱 그렇다. 지금껏 제노포커스가 시대적 변화에 맞춘 우수한 국내 기술을 세계에 알렸다면, 이제는 국민의 건강에 이바지할 시점이다.

#. 인재상

제노포커스가 생각하는 최고의 인재상은 ‘꿈’을 가진 이들이다. 꿈을 이뤄내기 위한 근간은 창의성과 열정이다. 비록 모든 사람이 입사때부터 완벽해 모든 일을 무리없이 해낼 순 없겠지만 제노포커스는 열정을 가진 이들과 함께 일 하면서 본인의 자기 계발 뿐만 아니라 회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이들을 최고의 인재로 여긴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사진=함형서 기자 foodwork2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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