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는 절대 눈물을 흘릴 수 없다? '눈물시험'

 

다음은 물 시험이지만, 끓인 물에다 손을 넣어 솥 바닥에 넣어둔 물건을 건지라고 명하는 재판이다. 주로 도둑이나 불법화폐 주조 강도들에게 이런 방법으로 시험했다. 이런 시험을 하기 전에 사제들이 올리는 기도도 있었는데, '오! 주여! 혐의자가 이런 시험을 받고도 다치지 않게 해 주소서!'다. 정말 병 주고 약 주는 모습이지만 이들에게는 타당한 심판으로 여겼다니 한 시대적인 생각의 틀에 박힌다는 게 정말 무섭기도 하다.

다음은 불 시험. 예를 들어 불타는 석탄으로 걸어가는 신의 재판이다. 당연히 타 죽거나 피부의 상처를 입는 것은 당연할 터인데, 어찌 신이 관여한다고 생각했을까? 아찔하다. 하지만 이런 신의 심판이 성행하니까, 신을 능가하는 인간의 지혜가 머릿속에서 나오기도 했다는데, 그 묘한 방법은 다름이 아니다, 사람들이 불에 들어가기 전에 온 몸에다 왁스 칠을 단단히 하는 거였다. 그러면 불이 직접적으로 붙지 않는다고 생각했었을까?

다음 심판은 그리스도교의 상징인 십자가를 가지고 하는 것인데, 혐의자를 십자가 앞에 세우고 미사가 끝날 때까지 팔을 들고 있게 한다. 이때 심판 당하는 이가 견디지 못하고 미사도 끝나기 전에 팔을 내리게 될 경우는, 여지없이 죄인으로 간주된다. 또 버터나 빵으로 만든 ‘축성된’ 음식으로 하는 시험도 있다. 방법은 죄 혐의자에게 쉼 없이 기도를 하게 하고선, 그 사이에 ‘축성된 음식’을 혐의자의 입에 순식간에 집어 넣어버렸을 때 이 혐의자가 이 음식을 즉시 삼키지 못한다면, 그는 당장 죄인으로 몰렸다는 거다.

다음은 눈물시험이다. 이들은 눈물에 신의 진리가 담겨 있다고 믿었다 보니, 마녀는 절대 눈물을 흘릴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그러기에 한 여인이 철철 잘 울면, 그녀는 마녀가 아닌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마녀로 몰렸던 한 여인이 이렇게 철철 잘 울어서, 성녀로 재판단을 받아 오늘날까지 공경 받는 이도 있다. 그 외에도 중세 게르만법의 신명재판의 일종인 결투(Zweikampf)가 있는데, 기사들이 넘치던 중세 때는 이런 격투가 기사들 사이에서 신명재판으로 득세하였다. 이 싸움에서 이기게 되면 상대방을 죽일 수도 있었고 이 두 사람이 격투하다 한 사람이 죽더라도, 신이 개입한 그야말로 신명재판이니까, 그 정당성이 고스란히 인정되었다.

다음은 살인이 일어났는데, 대체 그 범인을 잡을 수가 없을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 살인범을 알아 내기 위하여, 위 결투처럼, 일종의 신명재판을 연다. 그 내용은, 살인 혐의자가 죽은 이의 관에 접근하면, 그 관에서 피가 흐른다는 신앙에서 연유 된 것이다. 꼭 관이 아니더라도 살인 혐의자를 이끌고선 시체의 머리에 손을 갖다 대게 했을 때, 갑자기 시체에서 어떤 심한 변화가 나타날 경우다. <출처: '기독교 사상' 201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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