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김건모가 성폭행을 했다는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발표 이후, 결혼 연기가 파혼 때문이라는 추측 등 진실이 확인되지 않는 루머들이 확대 재생산 되고 있다.
김건모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법정 대응을 예고했고 수사가 시작되었으나 진실이 밝혀진 것은 아직 아무 것도 없는 상태이다. 하지만 루머 확산은 계속되고 있다. 이미 '미운 우리 새끼'에서 하차했으며 전국투어 콘서트까지 취소한 김건모는 이미지 타격은 물론 가수라는 자신의 직업 활동까지 강제로 멈추게 된 상황이다.
지난 6일 변호사 강용석이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방송을 통해 가수 김건모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하며 사건이 시작됐다. 김건모 측에선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선언했다. 원래는 여기서 끝났어야 하는 사건이지만, 가세연 측은 김건모를 고소하는 한편 추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들과의 인터뷰 영상을 나워서 올리며 이슈 몰이는 물론 동영상 조회수 확보에 나섰다.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가 곧 수입이다. '가세로' 측에서는 김건모 측이 방어할까봐 한 번에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지만, 수입을 위해 일부러 정보를 하나 하나 다른 동영상에 나눠서 올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 되기도 했다.
이슈몰이에 성공한 상태에서 강용석 변호사는 직접 법정에 출두해 고소장을 제출했고, 이슈는 이미 또 다른 이슈를 낳게 되었다. 강 변호사는 김건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A씨의 인터뷰 내용은 물론 2차, 3차 추가 폭로까지 공개했다. 모두 자신을 피해자라고 말하는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지만 해당 인터뷰 내용들은 더욱 더 자극적으로 탈바꿈해 이미 사실인 것 처럼 떠돌아 다니고 있다.

법무법인 넥스트로에 따르면 피해자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유흥주점에서 일했다. 2016년 8월 이 유흥주점에 손님으로 온 김건모는 피해자가 마음에 든다며 함께 있던 접대부 7명을 방에서 나가게 했다. 이후 피해자를 방에 딸려있던 남자화장실로 데려간 뒤 구강성교를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자 강제로 추행을 했다고 전해진다.
이날 A씨를 대신해 고소장을 제출하러 온 강용석 변호사는 "김건모씨는 2016년 피해자를 강간했고, 이후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 이에 피해자는 큰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가 유흥주점의 접대부였다고 하더라도 유흥주점에서 처음 만난 피해자가 계속 거부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성행위를 한 것은 강간죄가 성립한다"며 "김건모는 강간 후 피해자에게 어떠한 대가도 지불하지 않았으므로 강간죄를 인정할 수 있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A씨는 ‘왜 사건 당시(3년 전) 바로 경찰에 신고하거나 고소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당시에는 경황이 없었다. 나름 잊어보려고 노력도 많이 해봤다. 내 나이도 창창하고 혹시 미래에 너무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을 할 수도 있는 거고, 솔직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3년이 지난 지금 공개적으로 사실을 밝힌 이유로는 "TV를 돌려도 (김건모가 출연한 방송의)재방송이 계속 나왔다"면서 “그런 장면이 괴롭고 내겐 고문이었다. 가족에게 말도 못하고 너무나 큰 정신적인 고통이었다”고 심정을 밝혔다. 또한 A씨는 “처음부터 돈을 바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진정성 있는 공개 사과와 앞으로 방송에서 두 번 다시 안 봤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김건모의 소속사 건음기획은 13일 “금일 강남경찰서에, 유튜브 방송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해 김건모의 명예를 훼손하고 허위사실을 고소한 A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및 무고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김건모 측은 “해당 여성은 물론 피해사실 조차 전혀 모르기 때문에 고소 내용을 파악한 후 대응하려 하였으나, 강용석 변호사 등의 악의적인 유튜브 방송으로 인해 사실이 왜곡되고, 많은 분들께서 거짓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현상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이번 고소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17일 밤 방영된 SBS 연예정보프로그램 '본격연예 한밤'(이하 '한밤')에는 김건모 측의 인터뷰 내용이 담겨있었다. 김건모 측은 '한밤' 제작진에게 "여론에서 너무 나쁜 사람을 만들어놔서 어쩔 수 없이 대응을 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김건모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시기에 소문을 퍼트린 것도 수많은 확인 안 된 루머들을 낳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혼을 당초 1월에서 5월로 연기한 소식과 맞물려 파혼 위기가 아니냐는 확인 안 된 루머도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김건모 측은 지인들을 모두 초대하다 보니 하객 수가 많아서 결혼식을 연기한 것이라고 알렸지만 자극적인 키워드가 퍼지는 속도가 더 빨랐다.
공연제작사 아이스타미디어는 13일 블로그를 통해 "최근 발생한 아티스트 측 이슈로 인해 12월 24일부터 내년 2월 29일까지 예정돼 있던 (김건모) 전국투어 일정 전체를 부득이하게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연제작사는 "관객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바이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모든 예매자에게 취소수수료를 비롯해 결제 금액 전액을 환불하겠다고 안내했다.
김건모는 지난 2016년 11월 데뷔 25주년 기념 미니앨범 '50'을 발표한 뒤 전국투어에 나섰다. 이달 24일 부산에 이어 광주·의정부·수원·대구·서울 공연 등이 내년 2월까지 남아 있는 상태였다.
한편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김건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 A씨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뒤, 김건모가 A씨를 상대로 맞고소한 사건을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범죄 사건을 송치한 이후에 맞고소 사건을 수사하는 건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경찰청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피해자들을 조사했고 관련 참고인들을 조사하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참고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김건모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최초 의혹을 제기한 A씨는 지난 1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8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이후 신변 보호 요청을 하며 논란이 된 바 있다.
김건모 소속사 측 관계자는 모든 활동을 취소했으며, 명예 회복에 힘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