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 회원들을 위해 기도한 수도원

 724년에 세워지고 2003년에 유네스코에 등재된 라이헨아우(Reichenau) 수도원은 더 큰 결성이 이루어졌다. 이곳은 수도승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낮은 직급의 수도자 그리고 심지어 수도원에서 일하는 농노들도 참여했다. 835년에는 50개의 수도원이 참여했고, 10세기 말에는 100개가 넘는 공동체로 불어났는데, 이 수도원은 각 공동체 회원들은 직위, 헌금, 죽은 날짜 등등을 아주 정확하게 기록하였다. 이 책에는 자그마치 4만 명의 이름이 등록되어 있고, 각 수도원은 의무적으로 총 밴드에 소속된 망자회원들을 위한 다음과 같은 것을 의무적으로 행해야 했다.

1) 매해 11월 14일 이 망자 회원들을 위해서 3번의 미사를 바치라. 그리고 시편 150장(=푸잘터: Psalter)의 기도를!

2) 첫 달의 시작일에는 위의 1과 동일한 기도를! 가장 최근에 죽은 이들에게는 예외적으로 봉헌미사와 50번의 푸잘터를!(=시편 150장을 50번 기도)

3) 누군가의 사망소식을 들었을 때 사람들은 즉시 3번의 미사를 올리고, 푸잘터 기도를! 사후 7일째 되는 날 다시금 30번의 시편을 기도한다. 30일 째는 죽은 이를 위한 미사와 50 시편으로 망자를 기억해야만 했다.

다음은 프랑크푸르트 바로 옆에 있는 도시 풀다도 보자. 이 곳 수도승들은 863년 결성했다. 수도원 내부의 연합을 결성하고 나서 다음과 같은 일들을 의무화시켰는데 모든 수도승은 일년에 한번 살아있는 동료들을 위해서 150 장의 시편을 10번 번복해서 기도(=10 푸잘터)를 하고 아니면 10번의 미사를 바친다. 여기서 구분을 두는 이유는 아무래도 수도승 중에 미사를 지낼 권한이 없는 수사들에게는 '푸잘터'를 권한 것 같다. 정시 기도시간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픈 수도승들은 매일 5번의 시편을, 한 동료가 죽으면 사람들은 30일 이내로 3번의 푸잘터, 3번의 미사, 12번의 밤기도, 12번의 저녁기도로 그의 사후 영혼을 도와야만 했다.

돌아가신 부모와 형제들을 위해서는 각자가 50편의 시편을 바치고, 더 나아가 밤기도, 저녁기도를 이행하는 의무를 지웠다. 세속에 사는 친척들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로 30편의 시편을 바쳤다. 이들이 사후의 영혼들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졌다는 것을 알았다. 시편 기도를 한번만 바치는 것도 버거울 터인데, 30번씩, 50번씩의 기도는 왠지 좀 힘들게 느껴진다. 아무튼 당시 이들의 기도소리가 하늘에 잘 닿아서 죽은 이들의 영혼 구제가 잘 되었는지도 상당히 궁금하다.

 

출처: ‘기독교 사상’ 2019년 6월호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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