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국방부 부차관 지명자가 연달아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우리에게 상당한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미국 공영방송인 PBS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만난 자리에서 "나는 우리가 아주 부자인 나라들을 공짜로, 또는 거의 아무것도 받지 않고 방어해줬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우리에게 상당한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그것에 우리는 아주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우리가 아주 부자인 나라들을 공짜로, 또는 거의 아무것도 받지 않고 방어해줬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면서 "우리는 국방비로 1조5000억달러를 쓰고 있다. 이는 우리에게 엄청난 비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국방 예산은 두 번째로 많이 지출하는 곳에 비해 3배, 아니 4배 더 많다. 4배 이상이다"라면서 "우리가 다른 나라를 방어해주면 그들도 분담금을 내면서 우리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리고 우리가 다른 나라들을 지켜주려고 한다면 그들 역시 분담금을 냄으로써 우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증액을 거듭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히 말해 이 나라는 우방과 적에 의해 이용당해왔다"며 "그러나 이제 더이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9일 영국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한국이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면서 방위비 증액을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합의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같은 날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부차관 지명자인 제임스 앤더슨 역시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한국이 더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을 위한 한미 간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해 8월 초에도 한국이 비용을 훨씬 더 많이 내기로 합의했다는 트윗을 불쑥 올리며 한국을 압박했었다.

한미 방위비 협상은 3월 말 '13% 인상안'에 잠정 합의, 타결을 목전으로 둔 듯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 협상이 표류하는 상황이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잠정 합의안을 거부한 것과 맞물려 13억 달러(약 1조5900억원) 수준의 분담금을 요구하는 역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은 13% 인상 이상으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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