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참회 책자는 아일랜드의 수도원에서 생겨났는데, 하필 왜 아일랜드인가? 사실 로마를 중심으로 가톨릭이 번성을 하였지만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아일랜드 수도자들이 유럽 본토의 선교에 많은 힘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이런 참회 책중에서 가장 널리 퍼진 경우는 레기노(Regino von Pruem: +915)와 1010년에 출간된 부르카르트 (Burchard von Worums) 주교의 책자다.

당시 독일의 보름스는 764년부터 1122년까지 17번의 종교회의가 열렸을 정도로 교회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도시다. 후에 부르카르트(Burchard von Worm)가 레기노(Regino von Pruem )의 참회 책자를 인용하기도 하는데, 수태피임에 관한 레기노의 책자는 그리스도교 교회의 전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13세기에 교회법에도 수용될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가졌다. 이 텍스트에 나오는 질문들을 보면, 누군가가 자기의 쾌락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아니면 의도적으로 한 남자에게 아니면 한 여자에게 증오하는 마음을 품고 하는 성교시에는, 그에 의해서 아니면 그녀가 아이들을 낳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혹은 만약에 누군가가 이들에게 약물을 주고선, 그 결과로 남자가 생식력을 가지지 못하게 하거나, 여자기 수태를 못하게 될 경우도, 온전히 살인으로 간주했다. 이것은 앞의 다른 책자와 유사한 경고인데, 그만큼 피임을 나쁜 죄로 여겼다는 사실이다. 랑케?하이네만 교수에 의하면 1917년까지 가톨릭 교회가 이 교의를 따랐다고 한다.

여기엔 피임 약물에 관한 얘기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 대한 벌도 있는데, 바로 해서는 안될 짓으로 규정된 구강성교, 항문성교, 자위행위 등이다. 물론 책자마다 벌의 강도는 좀 다르나 교회의 참회의 책을 보면, 구강성교, 항문성교와 자위행위는 낙태보다도 더 강한 참회벌이 주어졌고, 살인보다도 더 엄격한 벌을 내렸다. 참회의 책 저자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을 죽인 것보다도 성적인 문제를 더 사악한 벌로 본다고 랑케-하이네만 교수는 언급했다.

그러면 각 책자에서 참회기간을 어떻게 내렸는지를 보겠지만, 사실은 거의 비슷비슷하니, 우리가 눈여겨 볼 것은 단지 벌의 강도를 비교하는 차원에서다. 690~710년에 생겨난 영국의 테오도르(Theodor) 참회책에서는 구강성교는 7~15년, 어떤 경우에는 평생 참회하면서 살아야만 하는 경우도 있었다. 고의적인 살인자에게는 7년을 속죄해야만 했다. <출처:기독교사상 2019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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