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케-하이네만 교수가 언급한 다음 예들을 통해 8세기 이래로 이젠 고해 신부들에게 '컨트롤' 당하는(?) 모습을 보자. 피임에 대한 질문을 했다. 부르카르트(Burchard von Worms)의 교령에 나오는 이 질문서는 당시에 많은 영역으로 퍼져 나갔는데, 부르카르트는 다른 고해 신부들에게 교시하였다. 많은 질문 중에서도 특별히 부부생활 그리고 여인들과 관계되는 많은 질문들이다.

질문의 핵심은 피임과 낙태에 관한 문제이고, 주로 결혼한 남자들에게 던졌다. "너는 너의 부인이나 다른 이들과 함께 동물처럼 뒤에서(항문) 하는 성관계를 하였느냐?“ '예 그랬습니다'라고 대답했을 경우는, 보속으로 빵과 물을 10일 동안 먹어라.“ "너는 부인이 생리 중인데 부부관계를 하였더냐?" 그렇다고 그러면, "10일간 물과 빵만 먹으면서 보속을 하거라.“ "네 아내가 아기를 낳고 정화과정(아마도 40일)을 끝내기도 전에 교회에 갔더냐?“ 예라고 하면, "오랜 기간 동안 보속을 하거라.“ 유감스럽게도 그 보속 기간이 따로 언급이 없다. 어쩜 '적당히 속이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위에서도 언급 했듯이 당시는 모든 이들이 종교교리에 얽매여 살았고, 거기서 벗어나면 죽은 후에 평생을 지옥 불에서 훨훨 타게 된다니, 이런 영향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는 환경이었다.

랑케-하이네만 교수의 참회책자에 대한 계속적인 언급을 보면, 만약에 한 남자가 부인의 정화과정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성교를 하였다면 그 남자는 20일을 속죄의 대가로 빵과 물만 먹어야만 한다. 만약에 뱃속에 든 태아가 움직이고 있거나, 아기 낳기 40일 전에 남자가 부인과 성교를 하였다면 역시 20일간 물과 빵을 먹으면서 속죄를, 남편이 부인의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부관계를 하였다면 남편은 4일간 물과 빵만을 먹는 속죄를…. 만약에 남편이 주일날 부인과 성관계를 하였다면 4일간 물과 빵만을 먹을지어다.

남자가 금욕 기간 중에 부부생활을 하였다, 그러면 40일간 물과 빵만을 먹으면서 속죄를 하여라. 만약에 남자가 거나하게 취한 상태에서 부부관계를 하였다면, 20일간 빵과 물을! 크리스마스 전 20일간을, 모든 주일날을, 교회가 지정한 금욕기간 동안에, 사도들의 축제일 그리고 교회력에 따른 모든 축제일 동안 정결을 지녀야만 한다. 근데 이 기간 동안에도 부부생활을 하였다면 정결을 지키지 못한 대가로 40일간 물과 빵을 먹으면서 죄 보속을 해야만 했다.

<출처:기독교사상 2019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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