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연구소 ‘꿈꾸는다락방’ 대표

한 번쯤 천재였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고는 했었다.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게 되면 지금보다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면서 말이다. 부모가 되고 나서는 내 아이가 남의 아이보다 뛰어나고 특별한 재능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든 적도 있는데 어쩌면 그 마음은 이 세상 모든 부모가 한 번 쯤은 해봤을 바람일지도 모른다.

영화 ‘비투스’는 그런 천재 소년의 성장 과정을 담은 영화로 전 세계 42개 영화제에 초청됐던 스위스 영화다. 12살 나이에 경비행기를 조종하는 아이큐 180의 천재 비투스. 주인공 비투스는 피아노를 비롯해 다방면에서 월등한 재능을 보이는 천재 소년이다. 여섯 살 때부터 탁월한 음악적 재능을 보이는 음악 신동이며 학업 능력도 우수해 12살에 대학과정을 마친다.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행복해하는 엄마와 달리 정작 주인공 비투스는 전혀 행복하지 않다. 다른 또래 친구들처럼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누리고 싶지만 그의 천재적 재능은 그런 일상을 허락하지 않는다.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직장까지 그만둘 정도로 열성적인 엄마는 비투스를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들기 위해 어린 비투스를 다그친다. 비투스의 즐거움은 유일한 친구인 할아버지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나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고 자신의 속마음을 비추며 할아버지가 만들어준 날개를 등에 달고 뛰어다니는 어린 비투스의 모습은 애처롭기만 하다.

점점 스트레스가 커져만 가던 어느 날, 비투스는 할아버지가 만들어 준 날개를 달고 창밖으로 뛰어내린다. 이 사고로 비투스의 천재성은 모두 사라지고 지극히 평범한 열두 살의 소년이 된다. 비로소 비투스는 그토록 바라던 평범한 삶을 살게 되지만 엄마는 천재성을 잃어버린 아들로 인해 실망하고 좌절한다. 회사에서 고속 승진을 하던 아빠까지 구조조정으로 해고 위기에 놓인다.

사실 비투스는 사고로 천재성을 잃은 척 연기하며 이중생활을 했다. 하지만 위기에 놓인 아버지를 위해 다시 천재성을 발휘해 주식을 연구하고 할아버지의 비상금을 투자해 대성공을 거둔다. 해고 위기에 놓여있던 아버지를 그 회사의 새로운 대표로 만든다. 기쁨도 잠시, 지붕 수리를 하던 할아버지가 추락 사고로 돌아가시게 되고 유서를 통해 모든 사실이 밝혀진다. 비투스에게 모형 날개를 만들어주던 할아버지가 진짜 날개를 남기고 떠난 것이다.

부모의 무리한 기대와 관심으로 평범하고 자유로운 삶을 구속당했던 비투스. 중요한 것은 자연스럽게 성장하며 느끼는 자유와 행복이라는 것을 에둘러 말한다. 영화는 비투스가 그토록 갈망하던 하늘을 스스로 날아(경비행기 조종) 자신의 의지로 피아노를 다시 시작해 오케스트라와 성공적인 연주를 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꿈을 찾고 스스로 꿈의 날개를 자유롭게 펼치는 것이라고 피아노 선율을 타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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