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확산 장기화 속 피로 누적
최근 전공의 파업까지...업무 과부하
[금강일보 신성룡 기자] 폭염 속 코로나19 재유행과 전공의 파업까지 맞물리면서 코로나19 대응 의료진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감염병 대응이라는 공공의 역할에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의료진 ‘번아웃 (burn out)’ 상태는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이후 대전에서만 10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13명이 퇴원해 현재 93명이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충남대병원 36병상 중 32병상, 대전보훈병원 28병상 중 13병상 등 모두 64개 병상 중 45개 병상(70%)이 차 있다.
시는 병상이나 생활치료센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일부터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군대전병원이나 대전 제1시립노인요양병원 등에서도 병상 확보를 준비 중이다.
문제는 가용 의료인력이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일반 중환자 병상과 다르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일반 중환자 병상 1개당 간호사가 1명이 필요하다면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간호사 5명이 필요하다”며 “통풍과 땀 흡수가 안 되는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있기 때문에 수시로 교대가 필요하고 한 번에 근무할 수 있는 시간도 짧아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특히 통풍과 땀 흡수가 어려워 찜통에 가까운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일하게 될 의료진의 고통은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더불어 전공의 파업과 맞물려 과중한 업무를 호소하는 의료기관이 늘면서 현장에서는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다. 다수의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 등의 업무는 전공의가 전담했기 때문에 전공의 파업 후 교수들 부담이 가중될 경우 자칫 선별진료소 운영이 축소되거나 아예 중단될 수도 있어 코로나19 대유행과 맞물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집단휴진 사태와 맞물려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코로나 최전선에서 업무 공백을 간호사들은 최근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한간호협회는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의료현장을 떠난 것은 윤리적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며 “전국 44만 간호사는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엄중한 상황을 맞이해 끝까지 국민과 환자 곁에서 감염병과 질병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전공의 등의 파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대전 A병원 관계자는 “올해 초보다 최근 상황이 더욱 힘들어진 것 같다”며 “사태가 더 악화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신성룡 기자 dragon@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