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이동제한 공감대 확산
열차 이용가능 좌석도 절반 줄어

[금강일보 신성룡 기자] #. 대전에 직장을 둔 박 모(39) 씨는 처음으로 이번 추석 명절에 귀성하지 않기로 했다. 박 씨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고향 어른들이 내려오지 말라고 극구 말려 올 추석엔 집에서 가족과 조용히 지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올 추석에는 귀성행렬, 선물 등 명절 풍속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벌써부터 귀성을 위한 이동에 부담이 커지면서 직계가족단위 소모임이 늘고 명절선물도 비대면 형태가 유행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납골당 등 봉안시설이 분향실을 폐쇄하고 온라인 성묘 체제로 전환하는 것도 그 단면이다. ▶관련기사 9면

국내 이커머스 업체인 티몬이 소비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추석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추석 연휴를 직계 가족끼리 보낼 것’이라는 응답이 47%로 가장 많았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 조심할 필요가 있어서’라는 이유가 대부분(79%)을 차지했다. 추석 선물에 대해선 ‘온라인을 이용하겠다’는 답변이 25%로 가장 많았다. 연휴 교통편을 묻는 질문엔 ‘승용차 등 독립된 자가용 차량’(83%)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확진자가 연휴와 휴가철에 급증했던 만큼 추석 연휴기간 이동을 제한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추석 연휴기간 이동과 모임을 정부가 막아달라는 내용의 게시글들이 공감을 얻고 있다. 한 청원인이 지난달 17일 게시한 '추석 명절 록다운과 장거리 이동제한조치가 필요합니다' 글엔 3일 기준 4만 명에 달하는 동의가 달렸다. 청원인은 "명절 활동을 자제하고 싶어도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부모들이 참석을 강요하는 예가 많다"며 "정부가 일부 비난이 있어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8일 게재된 '전국민 이동 벌초 및 추석명절 모임을 금지해주세요'라는 청원글도 이날 현재 2만 5801명의 동의를 모았다.

추석 연휴 이동제한에 대한 요구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1일 긴급공지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당초 2~3일로 예정됐던 추석 열차 승차권 예매를 8~9일로 연기했다. 이용한 가능한 열차 좌석도 제한해 추석 수송 기간인 29일부터 내달 4일까지 창 쪽 좌석만 예매를 허용키로 했다. 하루 평균 33만 명이 이용 가능했던 좌석 수는 바뀐 방침에 따라 16만 석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코레일은 예매 기회가 줄면서 귀성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성룡 기자 drago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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