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향한 정진석의 호소 눈길…국민의힘엔 철저한 자기반성 촉구

[금강일보 최일 기자] 국민의힘의 내년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정진석(60)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의 취임 일성은 ‘철저한 자기반성’이었다. 또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국민의당 안철수(58) 대표에게 야권 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는 겸허한 자세와 희생정신을 호소했다.
정 위원장은 공관위원장으로 임명된 직후인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내년 4월 우리 당의 서울시장·부산시장 후보를 공천하는 책임을 안게 됐다. 우리 시간표에 맞춘 일정만 진행하면 되는 일이 아니라 전략적 판단과 지혜가 필요한 작업이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권은 이번 재·보선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단일한 대오를 갖춰, 돈과 정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표심을 공략할 것”이라며 “우리 진영을 분열시키기 위한 정치적 책략, 선전전은 이미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당내 최다선(5선)이자 충청권 좌장인 정 위원장은 그러면서 “우리 당은 지난 총선에서 참담한 패배를 맛봤다. 그 연장선에서 1년 만에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를 겨뤄야 한다”며 “내년 서울시장·부산시장 선거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무모한 낙관을 버려야 한다. 지난 총선 패배 이후 뭐가 달라졌나? 무슨 사정 변경이 있나? 여당은 180석의 의석을 무기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등 악법을 밀어붙였고, 헌정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까지 강행했다. 기세등등하다. 간절하게 부탁한다. 대의(大義)를 위해 소아(小我)를 버려 달라”고 주문했다.
정 위원장은 “적전(敵前) 분열하면 자멸이다. 불과 8개월 전 총선에서 참패한 우리가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은 처절한 자기반성의 자세다. ‘누가 서울시장·부산시장 후보가 되더라도 나는 출마하지 않고 뒤에서 선거를 돕겠다’ 이런 자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왜 보이지 않는가?”라며 백의종군(白衣從軍)하려는 우군이 없는 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에 대해 “그의 세 번째 서울시장 출마 선언이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종식시키겠다는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라 믿는다. 그렇다면 안 대표도 소아를 버리고 대의만을 좇아야 한다. 이기적인 자기중심적 사고를 과감히 버리고 야권 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는 겸허한 자세와 희생정신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서울시장·부산시장 선거에서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지 못하면, 나라에 희망이 없다’, ‘국민의 힘, 제발 좀 잘 해라’ 지역의 어르신들이 요즈음 저를 붙잡고 당부하는 말씀들이다. 국민의 이 간절한 여망을 받들겠다. 제게 맡겨진 소임을 완수하겠다. 힘과 지혜를 모아 달라”고 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