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철 충청남도교육감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19로 전 세계는 아직도 전쟁 중이다. 전 세계 약 219개 국가에서 8000만 명이 넘는 확진 환자가 발생했고 177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 우리나라도 확산과 재확산을 겪으며 의료진을 비롯한 모든 국민이 일상의 많은 것을 포기하며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사람들은 2020년을 코로나로 잃어버린 한 해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2020년을 돌이켜 보면 우리는 코로나19 외에도 매우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자연현상들이 일어났던 한 해였음을 깨닫게 된다. 바로 기후변화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여름 54일간의 최장 장마 기간을 보냈고, 집중호우로 인해 세 차례 걸쳐 74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유럽은 기록적 폭염과 가뭄, 미국과 호주에서는 폭염에서 비롯한 초대형 산불이 일어났다.

신종바이러스의 출현과 기후 위기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세계보건기구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 체제)는 기후 위기로 인해 앞으로 신종 감염병이 더 자주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 수몰 등의 기상 현상이 자주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이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목축지로 이동함으로써 사람들이 인수공통감염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이는 신종플루, 사스 등의 사례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교육계는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코로나 시대가 우리에게 던진 가장 묵직한 물음은 바로 환경문제이다. 바이러스가 왜 생겼고, 그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서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환경 전문가들은 지구의 온도가 1도 상승하면 세계 곳곳에 극심한 가뭄이 들고, 2도가 상승하면 세계 주요 항만도시가 침수하고, 3도가 상승하면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이 붕괴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화석 연료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주원인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지난해 7월에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1880년부터 2012년까지 132년간 전 지구의 지표면 평균온도가 0.85도 상승했지만, 우리나라는 1912년 관측 이후 2017년까지 105년 동안 1.8도나 상승했다.

심각한 기후변화 위기에 직면해 세계 195개국은 지난 2015년 12월 파리기후변화 협약을 채택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참여한 첫 번째 협약이다. 파리기후협약은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는 국제사회의 합의를 담았다. 우리나라도 이에 따라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세계 기후 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충남교육청도 2021년,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20년, 30년 뒤 건강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유지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생태 환경교육에 집중하려고 한다.

생태 환경교육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탄소중립학교 3·6·5 운동이다. 탄소중립학교 3·6·5운동은 전기사용, 물 사용, 쓰레기 배출, 이 세 가지는 줄이고, 녹지공간, 생물다양성, 신재생에너지, 재활용률, 채식 급식, 환경 사랑태도 등 여섯 가지는 늘리며, 양치할 때 수돗물 한 컵만 사용하기,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기, 여름에는 26도, 겨울에는 20도 유지, 사용하지 않는 전기제품은 플러그를 뽑고, 종이컵 대신 텀블러 사용 등 다섯 가지의 친환경 생활을 365일 실천해 가겠다는 운동이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시작해서 코로나19로 마무리가 되었다. 2021년 또한 코로나19로 새해 같지 않은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2021년은 2020년과는 다를 것이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촉발된 위기가 지구와 환경을 지키기 위한 전 세계적인 관심과 협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2020년 그랬듯이 그 어느 나라보다 이 위기를 슬기롭게 잘 이겨낼 것이고, 바이러스의 공격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다양하게 만들어 갈 것이다.

생태 환경운동의 시작은 우리 주변의 소소한 생활 현장에서부터이다. 충남교육청이 실천하고자 하는 탄소중립학교 3·6·5운동에 도민 여러분도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 2021년은 코로나로부터 우리의 일상을 찾고, 푸른 하늘, 깨끗한 지구에서 살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는 한 해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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