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들은 어디로 가란 말입니까.”

대전 전역에 수개월째 극심한 전세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형 아파트의 품귀가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다.중대형도 품귀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오랜 공급 부족으로 물량이 한정돼 있는 소형아파트의 품귀는 중대형에 비해 훨씬 심각하다.이 때문에 신혼부부를 비롯한 3인 이하 소가족들은 거주지를 찾지 못해 시 외곽으로 이전을 고민하는 등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결혼식을 한 달 앞둔 직장인 A씨는 지난겨울부터 부동산중개업소를 전전하며 20평형대 아파트를 찾아 다녔지만 아직껏 전셋집을 구하지 못했다.결혼식장은 물론 신혼여행까지 예약을 마쳤지만 정작 살림을 꾸릴 집을 얻지 못해 A씨는 결혼식을 미루는 일까지 고려하고 있다.올 가을 결혼을 준비하는 B씨도 사정은 비슷해 벌써 미리 집을 구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수개월째 집을 찾아다녔지만 도무지 구할 방법이 없다.전세난의 심각성을 인식한 B씨는 30평형대라도 구해지면 바로 계약한다고 마음을 고쳐먹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이토록 소형 평형 아파트가 부족한 것은 절대적으로 공급 부족에 기인한다.최근 10년간 대전지역에 건립된 아파트 가운데 20평형대는 극소수에 그친다.그나마 토지주택공사와 대전도시공사 등 공공부문이 일부나마 20평형대를 공급했을 뿐 민간부문에서는 사실상 공급 수량이 제로에 가깝다.지역적 불균형도 심각하다.민간 건설사들의 사업 참여가 많았던 서구와 유성구 지역에는 건립된 지 10년 미만인 20평형대 아파트가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그나마 평형대가 공급된 곳은 동구지역으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통해 공급한 공공분양이나 공공임대가 소형 아파트의 대부분이다.중구와 대덕구 지역도 소형아파트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민간 건설사들이 소형아파트 공급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중대형에 비해 수익률이 떨어지는데다 앞으로의 아파트 시장이 중대형으로 빠르게 옮겨갈 것이란 섣부른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서구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20평형대 아파트는 값을 떠나 수개월째 물량 자체가 출현하지 않고 있다”며 “행정당국이 진작부터 20평형대 공급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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