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함 세계 29개 확진국서 ‘셧다운 예고’
중소기업 “공급병목과 高원자잿값 심화될 것”

[금강일보 정은한 기자]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이 29개국으로 번지면서 수출입길이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각국의 현지공장이 셧다운이 심화될 경우 원부자재 공급 병목과 원자잿값 인상으로 인한 물류난도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수출입물류 비상대응 전담반(TF)’ 4차 회의를 개최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추이가 빠르게 전개 중인 만큼 수출입물류 동향, 지원책 등을 신속히 점검하기 위해서다. 당국은 아직 물류가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으나 확진국가의 항만 폐쇄, 선원교대 금지 등이 현실화되면 믈류 봉쇄가 이뤄질 가능성도 언급됐다. 2일 기준 유럽 14개국, 아프리카 6개국, 아시아 3개국, 중동 3개국, 북미 2개국, 남미 1개국 등 세계 29개국에서 오미크론 감염이 발생했다.
오미크론 감염국인 한국은 뼈아프다. 지난해 11월 이후 13개월째 수출 증가세를 유지해온 가운데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월간 수출액 604억 4000만 달러를 이달엔 더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돼와서다. 하지만 10월 산업생산이 1년 6개월만에 최대 폭(-1.9%)으로 감소하는 등 원부자재 공급 병목으로 인한 물류난 피해가 실물경제에 유입된 데다가 이 같은 흐름을 오미크론 확산이 끌어올릴 경우 수출 증가세는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크다.
일차적 타격은 차량용 반도체 품귀 장기화로 인해 2개월째 생산·내수·수출 트리플 감소를 보여왔던 자동차산업이다. 금속가공업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협력업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밑바닥 제조업을 악화시키는 부정 변수가 되고 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10월보다 18.1% 감소한 15만 9520대에 불과했다.
문제는 전 세계적인 오미크론 확산이 각국의 현지공장 셧다운을 통해 원부자재 및 부품 품귀를 양산하고 물류 이동을 가로막으면서 글로벌 밸류체인이 무너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일례로 글로벌 의류업체가 밀집한 베트남과 반도체 생산공장이 집적한 말레이사아는 봉쇄 조치가 검토되고 있다.
대전의 정밀가공업체 관계자는 “오미크론 감염 속도가 기존 바이러스와 달리 빠르다 보니 다양한 원부자재와 제품을 셧다운시킬 가능성이 크다”라며 “차량용 반도체와 요소수 품귀 사태가 줬던 악영향이 전 산업 부문에서 펼쳐진다면 중소기업의 납품 차질도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긴장했다.
현재 지역 중소기업계에서는 원부자재 공급 병목과 원자잿값 인상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더불어 오미크론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내수 소비마저 내림세로 돌아설 경우 물류난 극복이 더더욱 힘들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에 한국무역협회는 정부가 기업들의 물류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며 물류비, 선복 공급, 융자 지원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한국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은 국경 봉쇄 조치를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천명했다. 다만 중국은 봉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